Aminé - Caroline / Baba

노래 2016. 12. 15. 15:09


노래 밝고 유쾌하고 신선하구 영상도 햇살을 예쁘게 담음





ㅇ;것도 좋다


Posted by 쟁연오
,





[Verse 1]

Taxi driver

택시 운전사 아저씨

You're my shrink for the hour

한 시간 동안 내 정신과 주치의가 되줘요

Leave the meter running

요금기는 켜둬도 돼요

It's rush hour

지금은 러시아워니까

So take the streets if you wanna

원한다면 거리로 가도 돼요

Just outrun the demons, could you

그냥 저 악마들만 따돌려줄래요?

He said "allahu akbar", I told him don't curse me

그는 말했지 "위대한 알라신", 난 욕하지 말라고 했고

"bo bo you need prayer", I guess it couldn't hurt me

"바보 같긴, 당신은 기도가 필요해요", 뭐 손해볼 건 없겠지

If it brings me to my knees

만약 날 무릎 꿇리는 거라면

It's a bad religion

그건 나쁜 종교야

 

[Chorus]

This unrequited love

이 무조건적인 사랑은

To me it's nothing but

내게는 그저

A one-man cult

1인 사이비 종교이자

And cyanide in my styrofoam cup

내 스티로폼 컵에 담긴 청산가리지

*1978년 People Temple이라는 사이비 종교를 이끌던 교주 Jim Jones (래퍼 말고..)가 자신의 교도 900여명에게 청산가리를 섞은 음료수를 마시게 해서 집단 자살을 했던 사건이 있습니다.

I could never make him love me

절대 그가 날 사랑하게 할 수 없어

Never make him love me

사랑하게 할 수 없어

Love

사랑

Love

사랑

 

[Verse 2]

Taxi driver

택시 운전사 아저씨

I swear I've got three lives

맹세컨대 전 목숨이 세 개에요

Balanced on my head like steak knives

스테이크 칼처럼 머리 위에 균형을 잡고 있죠

I can't tell you the truth about my disguise

내 진짜 정체를 말해줄 순 없어요

I can't trust no one

아무도 못 믿거든요

And you say "allahu akbar", I told him don't curse me

당신은 말하죠 "위대한 알라신" 난 욕하지 말라고 했고

"bo bo you need prayer", I guess it couldn't hurt me

"바보 같긴, 당신은 기도가 필요해요", 뭐 손해볼 건 없겠지

If it brings me to my knees

만약 날 무릎 꿇리는 거라면

It's a bad religion

그건 나쁜 종교야

 

[Chorus]

 

[Outro]

It's a bad religion

나쁜 종교야

To be in love with someone

널 절대 사랑하지 않을 사람과

Who could never love you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I know

알아

Only bad religion

나쁜 종교만이

Could have me feeling the way I do 

내게 이런 기분을 안길 수 있지

★ 출처 -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 ( http://HiphopLE.com ) (복사 시 출처를 남겨주세요~)



==========================================================


 아주 애처롭고 절절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노래이고 프랭크오션이 노래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노래다. 프랭크 오션이 이 노래가 담긴 앨범의 발매 즈음 자신의 텀블러에 고백하길, 과거 동성의 남자와 지내며 그를 연모했으나 거절당한 짝사랑에 그치고 말았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만 요약하기에는 굉장히 섬세하고 아름답고 긍정적으로 쓰인 글이다. 

(http://frankocean.tumblr.com/post/26473798723


 그러니까 코러스에서 "I could never make him love me" 할 때 남성 목적격 him은 우연이 아니라 프랭크오션의 첫사랑이었던 미지의 남자를 암시한다는 걸 알 수 잇다. 개인적인 애정사 고백임과 동시에 소수자성의 드러냄이기도 했기에 더 뭉클햇다. 개인사를 이렇게 직접적으로 노래에 반영하는 것은 다른 아티스트들도 자주 하지만 그는 미디어에서도 자신을 쉽사리 소비시키지 않고 신비감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남달랐다고 해야할지. 그 신비한 느낌은 여전하지만 프랭크오션에게 남달랐던 어느 여름을 알게돼 애틋하고 친근함도 느낀다. 영상은 지미팰런쇼에서 공연한 것으로 원곡과 조금씩 다른 음으로 부르는 것도 좋고 The Roots도 좋고 현악단의 연주도 좋고 전부 다 너무 좋다. 


+ 아래는 위 영상에서 노래 부분만 음원으로 딴 것이고 파일 이름은 

Frank Ocean - Bad Religion (Live on Jimmy Fallon)

으로 바꿔주면 된다. 




'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었다  (0) 2017.07.03
Leslie Gore - You Don't Own Me 투표 독려 공익 광고  (0) 2017.06.28
들은 것들  (0) 2017.04.03
듣는 중  (0) 2017.02.28
요즘 듣는거  (0) 2017.01.27
요즘 보고 들은 여성 아티스트들  (0) 2017.01.16
Francoise Hardy 노래 추천 + 사진 아카이브 다운로드  (0) 2017.01.10
Princess Nokia - Tomboy M/V, Fader 다큐멘터리  (2) 2017.01.02
듣고 있는 것들  (0) 2016.12.26
Aminé - Caroline / Baba  (0) 2016.12.15
Posted by 쟁연오
,

15만 구독자 수를 자랑하시는 유튜버 이승인님의 길라잡이 영상을 먼저 참고하면 좋다. 

글로 요약하면 

0. 우레탄줄 혹은 우레탄실을 다이소에서(혹은 인터넷에서) 구입하고 줄이 들어갈만한 넓은 바늘귀를 가진 바늘까지 구비해놓는다. 
1. 맨투맨 넥 시보리 부분에서 꿰매진 마디 부분을 찾아서 바늘을 쑤셔넣는다. 처음해보면 잘 모를 수 있는데 여러 번 쑤시다보면 저항감 없이 시보리 안의 빈 공간으로 쑥 들어가는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해야 나중에 마무리했을 때 자연스럽게 매듭이 숨겨진다. 
2. 시보리의 빈 공간을 따라 바늘을 계속 통과시킨다. 급하게 하면 안에서 실을 놓칠 수 있으므로 참을성을 가지고 줄이 시보리의 윗부분에 위치하도록 잡아주면서 돌려준다. 
3. 처음 들어갔던 구멍으로 빼낸 후 줄을 적당히 조절한 후 매듭을 두 세 차례 지긋이 묶어주고 매듭을 숨겨서 마무리.

 3번 마무리 부분에서 적당히 조절한다는게 나한테는 좀 어려웠는데, 잘모르겠으면 줄을 여유롭게 잘라서 입어보고 팽팽한 정도를 조절한 후 마무리를 하면 된다. 목을 조이지도 않고 어깨선도 전혀 들뜨지 않는 새 옷처럼 만들 수 있다. 다만 조절할 때는 언제나 살살 당겨주고 시보리를 바깥에서 문질러서 우레탄줄의 움직임을 뒷받쳐줘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레탄줄의 탄성이 쉽게 사라진다. 
 이승인님은 마무리 단계에서 라이터로 지지는 과정을 소개하셨는데 불조절을 잘 못하면 실이 흐물대다 끊어지기 때문에 그리고 불을 미세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매듭을 빈틈없이 홀쳐묶기로 최대한 당겨주면서 두 세 번 묶어주고 남은 부분을 잘라내주면 충분하다. 
 나는 이 방법으로 보기 싫게된 맨투맨 다섯 벌을 부활시켰고 거의 뭐 걸레짝처럼 목이 너덜너덜해진 일반 티셔츠도 약간은 쭈글쭈글하되 들뜨지 않고 목을 감싸도록 수선할 수 있었다. 늘어남 현상을 예방하는 용도로도 이 방법은 유용하다고 하니 우레탄줄은 상시 구비해놓는 것으로... 


Posted by 쟁연오
,

아가씨 

- BBC의 영화화(혹은 TV 드라마화) 버전을 먼저 재밌게 봤었고 샐리 호킨스 누님을 좋아하게 된 계기였었는데 그 버전보다 더 재밌엇다. 남자들은 BBC 버전보다 훨씬 추잡스럽게 그려져있는 반면 두 여주인공 간의 감정적인 연결은 더 끈끈해서 몰입이 잘됐고 엔딩이 더 멋잇엇던 것 같다. 김민희 씨가 연기하는 히데코랑 김태리 씨가 연기하는 숙희의 극명한 온도차 때문에 보면서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Weiner 

- 도저히 실제 상황이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시종일관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다큐다. 카메라는 앤써니 위너라는 물불 안가리는 다혈질 정치인을 좇아 다닌다. 그는 뉴욕시의 시장이 되려고 하는 떠오르는 정치인인데 아내와 아이를 냅두고 섹스팅/dick pic 스캔들들을 일으켜서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적잖은 곤욕을 치루게 한다. 여성 정치인 설리나를 중심으로 그려지는 정치시트콤 Veep를 보면서 이런건 과장된 것이겠지? 코미디적인 장치겠지?라고 생각했던 자기들끼리의 뒷다마부터 미디어 노출에 대한 계산과 리액션 등을 투명하게 보여주니까 신기했다. 그의 아내는 역시 정계에서 힐러리의 심복으로 이름이 나있는 후마 아베딘 씨인데 앤써니의 불같은 성격이 자신과 정반대라서 끌리셨던걸까? 비교적 겉으로는 담담한 표정을 하고 앤써니 위너와도 적당히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주신다. 이번에 힐러리 2016이 좌절됐을 때는 어떤 심경이셨을지 휴


미스홍당무 

- 사실 어렸을 때 보고 별 감상 없이 잊었던 영화인데 머리 크고 보니 명작이다... 물불 안가리고 애처롭고 웃긴 양미숙(공효진)/서종희(서우) 케미가 미쳤고... 벨리댄스 강사이자 서종철의 아내인 성은교(방은진)는 의연하고 멋있는 여성 캐릭터로서... 역시 연모하게 되고... 사실 비밀은 없다를 너무 감명깊게 보았기 때문에 그 영화를 만든 분의 전작이어서 다시 보게 된 것인데 여성 캐릭터간의 우정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유지해오신듯. 


Superstore 

- 엔비씨 시트콤이고 귀엽고 뻔한 캐릭터들이 뻔한 대사를 뻔한 타이밍에 치고 뻔한 일이 벌어진 후 뻔하게 화해하면서 마무리되는 시트콤이다. 그래도 별 생각없이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아는 배우가 한 명도 없어서 얼굴이랑 목소리 익히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America Ferrera님이 연기하신 에이미는 참 강하고 사랑스러우시고 최고다 으아... 

(+ 추천 에피소드)

1시즌 마지막 에피소드와 이어진 2시즌 에피소드1에서는 Labor이라는 단어의 여러 의미 중 '노동'과 '분만'을 엮어서 나름 의미있게 풀어냇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 강형욱 훈련사가 문제행동을 보이는 개와 어떻게 소통하고 훈련시키고 보살필지 보호자들에게 교육시키는 쇼다. 강형욱 훈련사의 관찰력과 공감능력, 강압적이지 않은 훈련 방식은 감동적이고 위대했다. 다만 일부 견주들의 이기심과 무책임함에 화가 났다. 아파트에서 살면서 하루에 10시간 이상 케어할 사람도 없이 개를 가둬놓고 방치한다니... 그래놓고 왜 문제행동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자기들 불편을 호소하며 고쳐달라고 신청하는 인간들을 훈련사님이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할까. 인간의 주거환경에서 개들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케어가 필요한 아기들이나 마찬가지다. 어린 아기들을 방치하고 '알아서 얌전히 밥챙겨먹고 놀겠지'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아기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으면 아기를 만들지 않듯이 개를 개처럼 살도록 책임질 수 없으면 입양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기 필요와 편의에 따라 개들을 데려오고 제대로 보살피지 않거나 수틀리면 쉽게 버려버리기도 한다. 혹시라도 밥 잘주고 따뜻한데서 재운다고 자위하지도 말았으면 좋겠다. 말이 좋아 반려동물이지 사람들의 수요에 따라 번식되고 취향에 따라 분양되는 과정에서 개들이 동의하거나 선택했던 부분이 대체 뭔가? 애초에 자기들이 데려오지 않았으면 불행할 일도 없었다는 점을 잊지말았으면 좋겠다. 특히나 개가 주인에 대해 가지는 무한한 충성심과 의존도를 생각하면 더욱 그래선 안된다. 

(+ 추천 에피소드)

18화 보호자분이 개를 너무 분별 없이 많이 먹이셔서 문제가 된 에피소드인데 훈련사님이 생닭을 뼈째 먹이는 것이 좋다며 던져주니 개가 신나서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는 모습이 너무 흡족햇다. 

21화 & 24화 아파트에 방음이 안좋아서(야이 부실공사 개새끼들..) 짖음 문제로 견공 훈련소에 보냈다가 왼쪽 뺨이 아예 없어져버리는 사고를 당한 마루라는 개가 나온다. 두 편을 보면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치료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얘는 그런 상처를 입었음에도 사람들을 너무 좋아해서 더 슬펐다. 

23화 배우 이용녀 님이 개인적으로 유기견 보호소를 꾸려 무려 70마리를 보호하고 계신 것을 구경할 수 잇는 에피다! 얼굴만 알던 분이지만 무한히 존경하게 되었다. 강형욱 훈련사님도 이용녀 배우님과 만날 때 눈빛에서 존경이 묻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유독 용녀 씨의 손길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진돌이를 훈련사님이 조심히 도와주신다. 

27화 같이 사는 아가 하엘이가 울면 따라서 하울링을 하는 멍이가 나온다. 훈련사님에 따르면 아기의 언짢은 감정에 공감하고 편들어주는 정상적인 행위라고 해서 참 대견했지만 그래도 주변에 피해를 주는 행동이다보니 클릭커를 이용한 훈련으로 교정해주셨다. 

37화 자매분들이 유기견 토비를 데려다 키우시고 계신데 이 친구는 작은 소리만 나도 겁먹고 애처롭게 짖는다. 이에 대해 훈련사님은 아마도 예전에 짖음감지 전기충격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고 하셧고 이걸 들은 나는 보호자 자매 분들과 함께 엉엉 울었다. 

'TV쇼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나 프리드먼 Jena Friedman님의 스탠드업 American Cunt  (0) 2018.02.21
여성 코미디언들 본ㄱ 것  (0) 2018.02.07
Frankie Shaw의 SMILF 스밀프 BUILD Series 인터뷰 해석  (0) 2018.01.03
봤음이다 (SMILF 피날레까지 보고 추가함.)  (0) 2017.12.31
보았다지  (0) 2017.11.25
봤다고 한다ㅏ  (0) 2017.09.08
봤음  (0) 2017.07.25
봤당께롱  (0) 2017.06.14
보고나서  (0) 2017.05.05
본 것들  (0) 2017.03.22
Posted by 쟁연오
,

내가 목격한 성폭력

2016. 10. 23. 03:16

 며칠새 트위터에서는 #오타쿠_내_성폭력 해시태그로 시작해 각종 분야 남성들의 성폭력이 폭로되었는데 너무나 광범위하고 수법도 다양하고 교묘하고 저열해서 다시 한 번 한국 남자들에게 큰 실망을 했다. 남성들이 자신의 나이(성년의 미성년 강간), 권위(그 분야의 권위자로서의 명망), 권력(인사권) 등의 위계를 이용해 여성들을 성폭력하거나 희롱하고 그들의 직업에 대한 열정을 이용해먹으며 그것을 거부하는 이들에게는 폭언을 서슴지 않거나 왕따를 시키거나 기회를 박탈하는 등 나가떨어지게 만든 후 자신에게 부역하는 남성들의 편의를 봐주며 새로운 여성 희생양을 찾는 식의 성폭력 쳇바퀴가 셀 수도 없는 곳에서 돌아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의 직업적 불평등이 공평한 경쟁의 결과라고 하는 것은 안이한 현실부정이고 만연한 성차별/성폭력 문화의 은폐 시도에 불과하므로 이제부터 남자가 더 뛰어나서 그런걸 어쩌냐느니 하는 ㄴ소리를 하는 인간은 머가리를 깡 때려줄 것이다.


 거기에 여성들이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용기를 내고 있다는 것 자체도 너무나 존경스럽고 놀라웠다. 나물 님이 가련한 피해자 가족역을 원하는 사회에 중지를 치켜올리고 대장부와 같이 국가와 정면으로 맞서고 계신 것, 이화여대 학생 분들이 어느 대학도 따라올 수 없는 행동력을 뽐낸 것, 그리고 이번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서로의 용기를 증폭시킨 성폭력 폭로 릴레이 등이 그 예이고 모두 사회의 진보를 앞당기는 여성주도의 운동이엇다.


 그 정도가 모니터와 휴대폰을 통해 전해 본 소회이고 나는 남자라는 특권 덕분에 특별히 성폭력 피해를 당한 기억이 없다. 다만 여성 분들이 이번에 보여주신 용기의 천만 분의 일 정도를 써서 내가 목격했던(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바로 잡지 않은) 성폭력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현재 방구석에서 취업 준비 중인 백수이고 전에 일하던 곳에서도 남자들하고만 일을 했기에 대체로 중/고등학교에서의 일들이다. 



-------------------------------------------------------


1. 중학교 시절 지적장애를 가졌던 것으로 추정되는 여학생이 계단에 쪼그려 앉아있을 때 앞에서 공개적으로 속옷을 구경하며 저들끼리 색깔을 이야기하고 더럽다는 식으로 궁시렁대며 그 여학생에게 모멸감을 주었다. 


 1년 간 같이 수업을 들으면서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볼 수 없던 학생이었고 수업시간이건 쉬는 시간이건 머리를 쳐박고 자리를 지켰으며 주위를 지나갈 때마다 악취가 심하게 났던 것으로 보아 자주 씻을 수도 없는 형편이었던 것 같다. 그저 가끔 어떤 선생님이 상태를 확인하려고 말을 걸고 귀를 갖다대면 무어라무어라 입을 벙긋대는 것으로 봐서 말은 할 수 있구나 짐작할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회의 무책임한 방치였고 그 학생에게 학창시절이 얼마나 악몽같았을지는 상상만 할 수 있다. 나를 비롯해 반에서 그 학생의 친구는 없었고 친구가 되어볼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 미안하다. 체육시간에도 그는 언제나 열외로 스탠드에 앉아 얼굴을 파묻고 있었는데 한 번은 평소와 달리 구령대 왼편 계단에 위치해 쪼그려 앉아있었다. 자잘한 계단인데 엉덩이를 놓은 계단 바로 밑 칸에 발을 놓고 쪼그려 앉아있다보니 게다가 위치도 눈높이랑 딱 맞는 중간에 자리잡아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바로 속옷이 보이게 되었다. 그것을 눈치 챈 남학생들이 속옷이 보이는 위치에 서서 번갈아가면서 들여다보았고 속옷의 색깔을 이야기하거나 그녀의 체형을 비하하는 말까지 섞어가며 더럽다느니하는 말을 그 학생까지 들리게 떠들었다. 그 학생은 무슨 일인가 고개를 들었다가 앞에서 쳐다보는 남학생과 눈을 마주치자 황급히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다행히 여학생 한 명이 다른 곳으로 인도해 앉히면서 상황은 끝났지만 안 그래도 힘든 사람에게 성적인 모멸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놈들이 너무하다 생각했다. 그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도 환멸을 느꼈다. 



2. 학교에서 단체여행을 가서 취침해야하는 시간일 때 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특정 여학생의 이름을 들먹이며 "따먹고 싶다"고 소리쳤다. 


 시기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수련회 가서 남녀가 숙소를 나누어 취침해야할 때 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특정 여학생의 이름을 들먹이며 '따먹고 싶다'고 고함을 쳤던 것 같다.  곧장 교관(?)인가 하는 사람이 왔지만 모두 자는 척을 했고 교관이 모두 깨워놓은 채 자백을 받으려고 했으나 그 무리 남학생들의 보복이 두려워 혹은 공범의식으로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고 한참을 단체로 벌을 받은 뒤 잠들 수 있었다. 그쯤 가서는 짐승보다 못한 추잡한 머슴아들에게 조금의 기대도 남아있지 않았고 남은 학창생활의 무력감과 우울감에 적지 않은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거의 풀타임으로 이어폰을 귀에 끼운 채 음악을 위안삼음과 동시에 반 학생들과의 벽처럼 이용하기 시작했다. 



3. 고등학교 시절 남학생들은 모든 여선생님에게 그러지는 않았지만, 오직 여선생님들의 수업에서만 통제를 잃고 떠들었으며 여선생님을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고등학교 때는 남녀공학이되 남녀 분반이었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한 문과반 중에서도 가장 꼴통스러운 반에 속했었다. 2학년에서 3학년 넘어갈 때는 두 반을 합쳐서 다시 섞는 식이어서 똑같은 꼴통들과 2년간 지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중에는 자기가 되게 말주변 좋고 재밌다고 생각하는 놈이 있었는데 자기 동생이 동성애자면 어떡하냐며 더럽다고 패버리고 싶을 거 같다는 식의 얘기를 해서 내가 뭐라고 얘기한 기억이 난다. (그 일이 있고나서의 어색한 기류에서 짐작하건대 아마 걔랑 옆에서 듣던 애들은 내가 게이인줄 알았을 것 같다...) 그래도 듬직한 허우대에 비해 남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타입은 아니었기 때문에 호의적으로 생각했는데 다만 엄청나게 떠들었다. 특히 만만하다고 느껴지는 여선생님 수업시간에는 말끝마다 대꾸하면서 억지부리는 식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가 잦았으며 반 전체가 그에 왁자지껄하게 웃으며 반응함으로서 그 친구를 더욱 부추겼다. 걔말고 덩치 큰 프랑켄슈타인처럼 생긴 다른 놈은 수업을 진행해보려고 애쓰는 선생님 몰래 뒤로 기어가서는 우두커니 서서 무심코 뒤를 돌아보는 선생님을 놀래키기도 했다. 명백히 '우리가 이래도 너는 아무것도 못해'라는 확신이 담긴 단체 괴롭힘이었다. 그 비열함에 대한 인식은 있었는데 그거에 대해 뭘 할 생각은 못했다. 이것은 성폭력까지는 아닌 것 같고 여성혐오/약자혐오 행위였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성적인 농담(성희롱)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걸 수도 있다.



4. 고등학교 시절 남학생 중 일부는 여선생님의 치마 속에 핸드폰 카메라를 집어넣고 촬영했으며 그것을 돌려보았다. 


 수업시간에 한 여선생님이 빨간 원피스를 입고 수업을 오셨던 날인데 선생님들이 으레 그러시듯이 학생들 책상 사이로 다니시면서 교과서를 읽기도 하고 자는 학생들을 깨우기도 하셨다. 그 때 되게 덩치가 크고 능글맞은 느낌이던 놈이 내 앞에 앞에 옆에 앉아있었는데 선생님이 옆을 지나가실 때 씨알도 안먹힐 몸짓 연기를 하면서 물건을 떨어뜨리고 줏는 동시에 휴대폰 카메라를 선생님 치마 속에 넣어 촬영을 했다. 이때는 핸드폰 카메라의 촬영음을 끌 수 있던 때였으므로 소리는 나지 않았고 선생님도 별다른 반응을 하시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선생님이 아주 살짝 고개를 아래로 하시더니 잠시 멈칫하면서 상황을 눈치채신 모습을 봤다. 그도 그럴것이 무슨 슬랩스틱 코미디처럼 다 티내면서 핸드폰을 뻗었으니까. 수업이 끝난 후 그놈은 촬영물을 자랑하듯이 다른 남학생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때 무대응으로 넘어간 선생님이 어떤 감정을 느끼셨을지 짐작이 가며 몰카라는 성범죄 유형에 대해 많이 알게된 지금은 더욱 더 나를 자책하게된다. 다음 시간에 본 선생님의 안색은 전과 다를 바 없었지만 말이다.



5. 훈련소 동기들의 단톡방에서 누군가가 자신이 '홈런'(성관계를 뜻하는 은어)을 친 증거라며 신원미상의 여성분 누드사진을 모두가 볼 수 있게 올렸다. 


 몇몇 대학교에서의 사건으로 지금은 이러한 남성들의 단톡방 문화가 공론화 되었지만 그보다 전에 경험한 일이어서 개인적으로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사건이다. 애초부터 그렇게 인간적인 기대치가 높은 그룹은 아니었지만 섹스에 대한 얘기를 하는 수준을 넘어서 남의 몸매나 얼굴을 물건 평하듯 평하고 벗은 몸을 찍어 단톡방에 올리는 파렴치한 짓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고작 몇 주 같이 있었는데 정신의 빤스를 이렇게 쉽게 내리는 것을 보면서 진절머리가 났고 바로 단톡방에서 나왔고 연락도 끊었다. 비록 사진의 여성분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죄송스러울 뿐이다. 그 후에 고려대 단톡방 사건 등을 접하면서 이것이 특수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Posted by 쟁연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