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hlani - Gangsta Choreography by Alexander Chung (filmed by Tim Milgram)
맨 처음에 Nat Bat이라는 댄서 너무 멋지고 강렬하고, 그 다음이 안무가 그룹, 마침내 1분 38초에 Sean Lew라는 어리고 얄쌍한 댄서가 등장해서 뭔가 말도 안되는 것을 보여준다. 안무가가 짜놓은 동작들이 있으면 얘가 슬쩍 슬쩍 조금씩 자기 식대로 바꾸는데 그게 되게 자연스럽고 원본보다 멋있다. 구경하는 댄서들이 뜬금없이 함성을 지른다 싶을 때는 그런 이유 때문이다. 2분 10초부터 즉흥적으로 추는데 그 때도 음악을 완성도 높게 해석하는 경지(?)를 보여주니까 놀랄 수 밖께 없엇다.
Sarah Sophie Flicker라는 뉴욕의 아티스트가 만들었다는 이 투표 독려 공익광고 영상에서는 수 많은 엔터테인먼트 & 패션업계의 여성들이 Leslie Gore 님의 "You Don't Own Me"(넌 나를 소유하지 않아) 노래에 맞춰 립싱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들의 메시지는 여성 인권을 위해 Mitt Romney 말고 오바마에게 투표를 하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 뢈니새끼가 성별 동일 임금 제도에 반대한다는 것, 낙태에 찬성하는 단체 Planned Parenthood에의 지원을 끊고 의료보험 커버리지에서 피임을 제외시키려하는 것, 그리고 동성 결혼을 금지시키려 한다는 것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쉽게 말해서 여성의 경제권과 자기 결정권을 핍박하려는 후보라는 것. 노래 주인이신 Leslie Gore 님이 2분 30초에 하시는 말씀은 다음과 같다.
"제가 "You Don't Own Me"를 녹음했던게 1964년이었습니다. 그 때 투쟁했던 것들을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투쟁해야한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군요. 그렇습니다, 여성 분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투표해 우리의 몸을 지켜야합니다. 우리의 몸은 우리 소유니까요. 부디 투표해주십시오."
Leslie Gore 님은 2015년에 폐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부고 기사에 이 노래도 언급되어있어서 읽어보았다.
60년대 걸그룹 시대에 10대 소녀인 화자가 철딱서니 없는 사랑에 빠져있는 주제의 노래가 많이 나왔고 인기를 끌곤 했다는데, Leslie Gore 님의 1963년에 나온 첫 히트곡 "It's My Party" 또한 비슷한 카테고리에 떨어지는 노래엿다고 한다. 근데 그 후에 녹음하게 된 노래 중 주체적인 여성 화자가 등장하는 "You Don't Own Me"가 있었고 이 노래가 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의 여성주의적인 노래들의 전초격이 되었다고 한다. 고어님 본인은 막 음악에 올인하지는 않았고 학교 공부도 하셧고 페미니스트로서 정치참여도 하면서 적당히 음악생활을 이어오셧단다. 그리고 2005년에는 "In The Life"라는 LGBT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레즈비언임을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하시기도 했다. 그다지 레즈비언임을 숨기면서 살아온 것도 아니고 몇십 년을 같이 지낸 동반자도 있었지만 어쨌든 성소수자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출연하셨다고 한다.
6. 노래가 담고 있는 메시지와 이 노래가 가지는 페미니즘 주제가(?)로서의 의의를 생각했을 때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이 노래가 쓰인 것은 다시 생각해보니 좆같다.
이 노래를 수록해서 알게 해준건 어쨌든 고마운데...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영화에서 할리 퀸의 복장과 대사 몸짓 전부 남성적인 시선을 통해서 보게 되어있고, 그 시선을 만족시키기 위한 연출들로 가득했기 때문에 굉장히 역했다. 그런 할리퀸의 테마로 이 노래를 왜 썼나 놀리려고 썼나 싶었다. 이 노래가 삽입된 장면에서는 할리 퀸이 감옥에서 옷도 제대로 입지 않고 괴상한 플라잉 요가를 하고 자빠져잇었다고... 그게 노래의 화자가 하지 말라는 'Putting on display'(물건처럼 자랑하기)의 정확한 예시 아닌가...? 잘은 몰라도 감독이나 작가들이 다 둔감한 남자새끼들인 작품일 것이다. 확인해보고 싶지는 않다.
(+ 어글리한 오리엔탈 마스크를 뒤집어쓰고 나온 일본인 여닌자 캐릭터(?)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보면서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7. The Handmaid's Tale 시즌1 에피소드1의 엔딩곡으로도 나왔는데 이 경우는 더없이 적절한 사용이라고 하겠다.
남자들이 여자들을 말그대로 노예처럼 소유하는 어두운 미래를 그리는 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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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나도 한국남자지만 어떤 한국남자들의 여혐 자백력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는 것 같다. 네이버로 노래에 대한 반응을 찾아보다가 발견한 것을 캡쳐한 것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 여인네들 파워(?)가 최고를 향해 치닫는 요즘에도 이런 가사가 호소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 여인네들이 파워가 넘쳐흘러서 임금도 남자보다 덜 받고 승진 기회도 뺏기고 남자들한테 성희롱/성추행 당하고 성폭행 당하고 데이트폭력/가정폭력 당하나보다. 파워가 넘쳐흘러서 그런 걸 당하고도 무시 당할까봐/자기 잘못이라는 소리 들을까봐/가해자에게 해꼬지 당할까봐 말도 못하고. 진짜로 권력을 가진 상급자에게는 "무서워서 말도 못하겠네~"라는 말을 면전에서 하면서 조롱하는 사람이 없듯이 진짜로 여성상위시대면 이런 말은 쓰지도 못헀을 것이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습성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
"노파심에서 이 노래를 듣는 여인네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이런 반항(?)은 연인 사이에서만 하시고,"
→ 남녀가 동등하다 못해 여성상위시대라고 말하고 싶은거 아니엇나? 왜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여자가 남자한테 하는 얘기가 "반항"이 되는거지? 왜 자기한테 '여인네'들 보고 이래라 저래라할 훈수를 둘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거지...? 파워 넘치는 여인네들을 대하는 태도가 좀 건방진 것 같은데... 이유는 물론 여인네 파워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기어오르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은거니까.
"결혼하시고 가정을 가지면 그 다음부터는 이런 거 안 통한다는 점 잊지 마시길. 안그럼 세상이 진짜 이상해질테니, 가뜩이나 험악한 세상에서 가정마저 광란으로 치닫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 여자가 주체성을 주장하면 가정이 광란으로 치닫는구나. 가뜩이나 험악한 세상은 아마도 강력범죄 피해자 중 여성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걸 말하는건가. 해꼬지 당하고 싶지 않으면 깝치지말고 결혼했으면 남편한테 평생 봉사하라는건가봄. 장문도 아니고 한 문단을 써서 이렇게 자신의 본심을 투명하게 드러내기 참 힘든데 한국남자들은 그걸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