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먼저 '재기하다'라는 말이 만들어지게 만든 장본인 성재기 짤방 두 개. '남성연대'인가 뭐시긴가 하는 단체를 세우고 '역차별'이니 '여성상위시대'니 하는 아둔한 현실인식을 바탕에 둔 궤변 및 여러 여성혐오발언을 서커스 광대처럼 뿜빠뿜빠하다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덜떨어지고 못난 방법으로 죽었다. 어떻게 저렇게 사람이 못나고 멍청할 수 있나 싶지만 그래도 일말의 연민은 생긴다. 일베를 비롯한 적극적인 여혐종자들과 오유 등에서 점잔 빼는 디나이얼 여혐종자 등등 한남네트워크의 적극적/암묵적인 동조로 인해 자신의 멍청한 사상에 확신을 얻게 되었을 거고 인터넷 여론과는 사뭇 다른 현실에 갈등하다 나중엔 저런 미련한 스턴트까지 하게된 것이니까. 저런 짓을 방조하거나 부추긴 카메라맨들, 남성연대 회원들, 일베회원들 모두 깊이 반성해야한다. 그럼에도 저 인간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페미니스트들에게 책임을 떠맡기며 속편하게 열사라고 추앙하는 자위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으니 역겹기 그지없다. 










2. 우리시대의 참스승이신 혜민스님의 좋은 글과 일제강점기의 내선일체 포스터, 징그러운 노사화합 만화가 무슨 상관이냐고? 아 똑같잖아. 성차별과 여성혐오에 대한 문제제기가 한참 나오는 와중에 올라왔던 혜민의 둥기둥기 좋은게 좋은거지~ 점잖게 말해보자고~ 사이좋게 지내야지~라고 요약할 수 있는 똥글이야말로 위에 언급한 점잖빼는 디나이얼여혐의 좋은 예이다. 한 쪽이 일방적으로 한 쪽을 착취하고 이용해먹는 불평등한 관계에서 '좋은 게 좋은 것'은 성립될 수 없다. 그런데도 그런 것을 주장하는 인간들은 관계의 불평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교묘하게 제외시키는 것이다. 내선일체 사상을 사이좋은 형제의 2인 3각 달리기로 묘사한 밑의 그림도 비슷한 예이고, 자본적으로 제도적으로 갑의 위치인 사측과 노동자 간의 갈등을 똑같은 키의 두 사람이 어깨동무한 채 국수주의 구호를 외치는 광경으로 무마하려는 세번째 그림과도 비슷하다. 우리 노무현 문재인 사랑하고 친일파 대기업 싫어하는 깨시민 아재들도 성차별에 대해서는 깨우치기를 거부하는 걸로 아는데, 밑에 내선일체/노사화합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도 양심이 찔리지 않는다면 답없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문제제기는 모든 사회문제 해결의 첫 단계이다. 그 문제제기의 핀트가 어긋날 수도 있고 실제로 문제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시도 자체를 공동체에 폐끼치는 추태 정도로 격하하는 혜민의 똥글은 문제해결을 시작단계부터 밟아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짐짓 무해해보이는 어조임에도 해악은 어마어마하다. 요즘 프로불편러라는 말과 '언냐, 나만 불편해?' 식의 야비한 말들을 한남들이 유행어세트처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성차별에 대한 여성들의 문제제기 자체를 비웃고 원천봉쇄하려는 야비한 시도이다. 그러므로 본인이 차별주의자가 아니라면 그런 구린 유행어는 사용을 자제하도록 하자. 

 

(혜민스님의 안이한 발언들은 이것 외에도 꽤나 많고 그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성추행 논란이 벌어진 출판사와의 타이를 끊었던 액션은 바람직하고 다른 이들에 모범이 되기에 여기에 붙여놓는다, 뿔난 혜민스님, '쌤앤파커스'와 계약 해지…이유는? - 노컷뉴스, http://www.nocutnews.co.kr/news/4326382, 유연석)






3. 저저번 글에 올린 짤방에 '한남 혐오를 멈춰주세요!'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피해의식과 결의감에 찬 표정을 한 남성이 등장하는데 그 사람이 썼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짤방이다. 구린 폰트도 그렇고 자신들은 여성혐오를 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전제를 해놓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여성혐오의 구실을 기다렸던 느낌도 풍기는 것이 징그럽게 찌질하다. '또 결국 모든걸 남자탓으로 돌리겠지...'라고 써놓은 것도 웃기는데 '너의 반박은 전부 예측가능하고 소용없다! 침 퉤퉤!!'하는 식의 좆밥 정신승리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저걸 또 작은 글씨로 써놓는 것을 보면 이 인간의 소갈머리 크기가 얼마날지 예상 가능하다. 









4. 위 짤방과 비슷한 맥락인데 한층 더 빡친다. 오늘의 유머라는 인터넷 대표 디나이얼 여성혐오 사이트의 본색이 잘드러나기 때문이다. 문장을 살펴보면 '점잖게 있던' 자신과 같은 '선비남성들'이 여성들과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여성들이 그만 자기들 주제를 모르고 '기어오른' 상황이다! 자신과 여성들 사이에 원래부터 상하구도는 존재했으며 자기보다 하등한 존재들이 떠들어대는 것을 이제까진 관대하게 봐줬지만 더 이상은 못참아주겠다는 멋진 선언이다! 
 은(는) 지랄이고 이렇게 보기 좋게 자신의 성차별의식과 폭력성을 커밍아웃하다니... 오유 깨시민들의 '깨어있음'이 박근혜타도 프로파간다에만 한정되어있다는 것은 일련의 페미니즘 이슈들을 거치며 명백히 밝혀졌다. 이 사이트가 표면적으로 사회정의에 관심 많고 욕설과 반말을 삼가는 점잖은 '선비'(갓끈과 상투) 사이트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것, 추천수가 많으면 메달이 달리고 댓글 배경이 푸르딩딩하게 되는 추천댓글 하이라이팅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 등의 배경지식이 있다면 더욱 더 즐길 수 있는 희대의 짤방이다. 








5. 균형의식에 관한 짤방이다. 자꾸 끌어들여서 미안한데, '한남 혐오를 멈춰주세요!'라고 앙다문 입술로 어필하던 분이 꼭 보셔야하는 짤방이기도 하다. 끽해야 한남충 운운하는 인터넷 한남혐오는 스테레오타이핑 - 즉 맨 아래에 있는 교묘한 차별적 행위에 해당되는 개념이다. 저 맨 아래 말고 뭘로 채워넣어야할지 일베의 '창자구이'라는 닉네임 가진 친구도 많이 고민했을 것이고 많은 사람이 머리를 모으면 어떻게 밑에 몇 부분 정도까지는 억지로 억지로 말을 만들 수도 있다. 근데 저 친구는 왜 못채워넣었을까? 

 바로 남성들은 남성중심, 여성혐오적인 사회의 가해자이자 수혜자 포지션에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 가해자라는 말도 사치다.) 먼저 여성들은 거의 모든 개인들이 차별과 혐오를 감내해왔다. 그래서 자신들의 인생을 타임라인으로 그리면 유치원 다닐 때는 남자애한테 이런 일을 당하고, 초등학교 땐 여자애가 뭐 그렇게 드세냐는 식의 타박을 받고, 고등학교 선생님은 여자들이 어쩌고 하는 말을 하고, 지하철에선 이런 일, 저번 남자친구가 한 일, 남자들이랑 같은 일을 하고 봉급은 적게 받거나 승진기회가 무산되는 등 무수한 '부정적이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건들이 선을 이룬다. '창자구이'처럼 머리가 안좋은 여성이라도 표와 비슷하게 많은 사건을 떠올리고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여성들이 받는 부정적인 차별이벤트들에 반드시 반대편에 대응하여 존재하는 남성들의 '수혜적 차별'의 예시들, 예를 들면 더 질 높고 더 많은 일자리 취직의 기회,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봉급, 성폭력/성희롱 경험의 부재, 여성보다 훨씬 적은 가사부담 등등은 남성들의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자신들이 남성이라는 이유로 그것을 누렸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거부하며 오만하게도 공평한 경쟁에 의한 결과라고 상정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없다고 친다고 있는 게 없는 게 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진공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찌질이들은 본인이 차별에서 받은 수혜는 무시한 채, 자기들 깨우치라는 친절한 의도까지 포함된 미러링 단어를 몇 개 인터넷에서 보고서 쒸익쒸익대며 여성이 겪은 광대하고 유서깊은 차별의 역사와 자신의 억울한 Kibun을 퉁치려 하고 있는 것이니 얼마나 속편한 새끼들인가. 특권에 대한 무지함 혹은 속편히 무시해버릴 수 있는 태도 또한 또 하나의 특권이다. 







------------------- 여기까진 농담이었습니다 사과드리고 진지하게 쓰겠습니다. ----------------





6. 네 이래도 여혐살인마가 아닙니다. 왜냐면 조현병 환자들은 사회와는 상관없이 독립적인 여성 타겟팅 시스템을 두뇌에 키우는 사람들이니까요. 아마 여성 조현병 환자들도 수틀리면 여성만 골라 죽이고말겁니다. 6명의 남성들이 이 환자에게서 안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조금 특이하지만, 남성 레슬링 선수들이 남성운전자들의 분노조절장애를 한 번에 치유하거나 남성 취객의 난동을 손 하나 까딱 않고 잠재울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남성들은 신비한 쉴드를 타고나니까요. (프로토스 종족처럼요.) 이거 조현병 환자들을 하루빨리 여성들에게서 격리시켜야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어요. 인터넷에 여느 여혐종자들과 다를 바 없는 글도 여러 번 올렸지만, 뭐 표창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아니라면 아닌거죠. 그렇다고 우리 사회가 여혐사회도 아니고...










7. 마지막으로 뭐 같이 잘생기고 유쾌한 남성인권 운동가들의 사진으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살해자가 나쁜거지 남자가 나쁜게 아니야~ 라는 말을 하며 여성들이 대부분인 추모회를 위협하고 방해하겠다는 신체건장한 젊은 남성들이라니 얼마나 용감하고 정의로운가요. 이 나라의 미래는 밝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인터넷에 인증하고 다른 남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겠다는 야심도 엿보이네요. 분홍분홍한 히잡게이씨는 일베회원들이 믿어주질 않는 것이 야속하지만 인증했으니 분명 진심은 통했을 겁니다. 페미나치들은 이러한 남성들의 우정과 사랑을 시기하는 것이 아닐까요? ^^

Posted by 쟁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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