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xJT6ubs4Zsk 1
https://www.youtube.com/watch?v=l_KmeQF8tjE 2

네이버에서 문정권 비판하는 칼럼을 하나 보다가 명료하게 잘 썼다 하고 글쓴이가 누군가 보는데 오랜만에 반가운 노정태씨의 이름이 보이길래 요즘 뭐하나 싶어서 구글링을 해보고 유튜브에서 시청하게 된 비디오이다. 트위터를 뭔 이유 떄문인지는 몰라도 그만둬가지고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질 뻔 했는데 ㅋㅋㅋㅋ 암튼 비디오의 요지는 지상욱이 있는 국민의힘당에서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도움을 구하고자 나름대로 젊고 생각이 깨어있는 노정태를 불러놓고 질문을 하는 것이다. 요즘에 내가 가지고 있는 의견하고 비슷한 점도 많고, 내가 몰랐던 점들도 많이 알게 되어서(특히 서울시 토목공사 관련) 굉장히 유익했던 것 같다. 지상욱이라는 사람도 좀 고루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스페셜티를 바탕으로 한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내가 이해한 대로 말을 바꾸고 자르고 줄였음을 미리 밝힘. 괄호 안에 *가 앞에 붙은 주석은 내가 덧붙인 거. -------

1. 철학에세이스트 직함 뭐임?
철학자 하면 너무 거창하니까.
고대법학과 - 카투사 - 외시 응시? - 철학 석사 - 포린 폴리시 한국판 편집장
호스트는 누군가 했는데 지상욱이라고 심은하 남편이라고 함 이번에 국회의원 낙선
2. 그리고 너 여성팬이 많다며 (ㅋㅋㅋㅋㅋㅋ???) 여성정책에 대한 의견 좀
- 1987년 헌법에서 여성과 아동의 노동은 특별히 보호한다는 조항 삽입. 여성차별을 더 이상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서 들어갔다. 호주제나 성별동수고용 등으로 제도적인 차별의 해소가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범죄로부터의 자유는 여자들에게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여성주의 과도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다. 그러나 스웨덴 스톡홈에 본부를 두고 100개 대학이 협동하는 월드밸류서베이에 따르면 '여성의 정치적 참여와 가치를 보장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7점의 중앙값을 보였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소외되어온 여성들의 정치적 참여를 보장하려고 하고 고민하는 사회라고 보는 것이 맞다.
3-1. 적극적인 보장 정책은 또 다른 차별이라는 입장이 있는데?
3-2. 여성 차별보다는 공동체 파괴가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가 아닌가? 공동체 회복에 대한 의견 좀(*아마도 밑에 나오는 인천 형제 이야기를 여성 문제와 결부지으려는...?)
- 더민당은 적극적인 보장 정책을 얘기하는데 보수 쪽에서는 안전 보장 정책을 좀 더 진지하게 얘기해야 한다. 여자들은 다 치마 입던 시절 남자애들이 아이스께기 외치면서 치마를 들추는 문화가 있었다. (지상욱: 껄껄껄껄~) 뭐 어린 시절에 하는 짓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자애들 입장에서는 밖에 나가서 놀고 몸을 움직이고 뛰어다니는 활동에 대해서 계속 내가 원치 않는 미세하고 사소한 폭력을 당하는 것이고 그것이 쌓이면서 여성들을 위축시키는 그런 경향이 분명히 있었다. 여자애들을 학교에 더 많이 보내주자라는 게 적극적인 보장 정책이라면 아이스께기 못 하게 제대로 (남자애들을) 혼내주자라는 것도 안전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여성 정책에의 또 다른 접근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빠져있던 것이 아쉬웠던 점이다. 2016년 강남역 사건 이후로 더 열심히 논의가 되었어야 하는데 말이다. 미래통합당 성폭력 특위에 이수정 교수도 참여하면서 조금은 된 거 같기는 하다. 형량을 높이는 차원 뿐 아니라, 어떤 식으로 여자들을 위축시키고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종류의 폭력과 침해를 같이 고민해보자는 식으로 접근해 볼 수 있겠다.
4. (여성과 어린이 문제 얘기를 한 김에) 인천 형제 이야기를 보고 울었다. 10세 형이 8세 동생을 지키려고 자신이 화상을 입으면서 지켰다는 걸 보고 거기에서 희망을 봤다(???). 국회의원들이 특히나 두 형제를 보면서 반성해야 한다. 부담줄까봐 만나기는 좀 뭐하더라. 기성세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생겼을 거 같은데?
- 지금 보수세력은 어떤 약자를 보호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싶었다. 더민당은 세월호 사건이나 일제 위안부 문제에서 일종의 사기극을 벌여 왔다는 폭로가 있었는데도 국민들의 여론은 순식간에 넘어 오지 않았다. 어쨌건 좀 등쳐먹을지언정 옆에는 있어주지 않았냐는 생각이 깔려있지 않을까(동의하지는 않으나)? 중요한 건 어떤 가치를 표방하고 있으면 그 가치로 인한 희생자도 있지만 그 가치로 보호하는 약자가 있게 된다. 보수는 보통 대한민국, 호국, 애국주의를 많이 이야기한다. 그런데 사병들이 고생하고 군납비리 등에서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추미애 아들 특혜 의혹이 터져도 여론이 잘 안 바뀌는 이유가 보수정권 하에도 똑같았기 때문에 아닐까?
인천 형제에 관해서는 이 소년들이 어디에 있었어야 할까 하는 질문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더욱 쉽지 않지만, '그러니가 엄마가 집에 있었어야지~!'가 되는 순간 이 보수는 낡은 보수가 된다. 뭐 국힘에서 얘기한 초등학교 전일제라든가 국가가 보육을 담당한다는 방법을 얘기하는데 중요한 것은 그냥 불쌍하다 안 됐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냥 좋은 정책이 있으니까 따라와라도 안 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약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약자를 공동체가 지켜야할 약자로 인지하는지, 어떻게 지킬지 등을 꼭 종합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너한테 이야기하러 왔다.
5. 내 생각에 우리가 외면 받는 이유는 솔직히 이거 같다. 현재 보수정권이 교체된 다음에 진보정권도 마찬가지네 까지는 온 거 같다. 근데 다시 보수정권 쪽을 돌아보고 쟤네는 안 그러겠구나라는 기대감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서 그런 거 같다. 따질 것을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게 결국에는 신뢰를 다시 얻는 데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너의 생각은?
- 내가 가장 무서운 것도, 진보정권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낙심한 끝에 '아 세상은 원래 이런 거야, 어차피 다 썩었으니까 우리 편 썩은놈 찍을래'라고 퇴행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치에 희망은 없다. 여당에서는 이런 모습을 내심 원하는 것 같고 야당에서도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니 오도가도 못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들이 '에라 모르겠다 우리가 사회의 주역이니까 적당히 해먹다가 자식들한테 물려주자'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사회는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6. 보수당의 비호감도가 아직도 높고 과거의 지지층이 우리쪽을 다시 돌아보다가 또 실망하고 돌아서기도 한다. 호감도를 높일 수 있으려면 더민당의 테제에 대한 안티테지만 하지 말고 우리가 먼저 무언가를 선도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연구 중이며 그래서 너를 부른 것이다. 우리가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
- 싫어할 놈들은 싫어한다. 좋아할 놈들은 좋아한다. 중요한 것은 중간에 있는 유동층이다. 특정한 정당에 크게 목을 매지 않는 사람들은 사회가 전반적으로 잘살면서 본인도 조금 더 노력하면 잘살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예전에 박정희 정권 초기에 있었던 진보적인 면모를 지적했었다. 봉건 구습의 잔재가 강하게 남아 있었던 대한민국에 근대적인 사회의 토양을 뿌려줬다고 말이다. 그 당시 사람들은 '누구 집 자식'인지로 인생이 결정된다고 생각했다. (지상욱: 영화 친구의 대사로도 표현되는 부분이다) 물론 박정희에게도 잘못도 있다. 그런데 스스로 인생을 개척할 가능성을 굉장히 많이 열어준 시대다. 모든 동일한 나이대의 학생들을 붙잡아 놓고 두들겨 패면서 공부를 시킨다는 것 자체가 신분제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너의 인생은 어차피 밭에 가서 일할 놈이고, 너는 어차피 공장 가서 일할 놈인데 왜 한 곳에서 같이 공부를 해? 대한민국의 공교육 시스템은 모든 학생들에게 동등하게 공부를 시켜서 자기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서 생겨났다. 그것은 확실한 진보다. 이 시점에도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느냐를 생각해야하는데 현재의 집권여당은 그런 고민이 별로 없고, 가재, 붕어, 게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개천을 만들어주겠다고 대놓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7. 그래놓고 지들은 용을 꿈꾸면서 살았잖아? 물론 양쪽이 다 이율배반적인 부분이 있지만... 카투사 나왔다며? 요즘 카투사 얘기 많이 나오잖어.
- 카투사도 한국군이다. 제때 돌아오지 않으면 탈영이고 태극기를 달고 복무한다. 카투사가 욕먹는 것에 굉장히 언짢았다.
8. 법학 공부하고 사시가 아니라 외시를 봤다. 포린 폴리시 한국판 편집장도 했다. 요즘 국내외 정세 관련해서 가장 관심이 있는가? 소개를 해준다면.
- 그런 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현재 촉각이 곤두서있을 것이다. 중국이 자본주의를 발전시키면서 민주주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홍콩 사태로 그것이 틀렸음이 드러났다. 미국은 자국 중심적인 중상주의적 세계관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무슨 이야기가 나오건 간에 우리 생활 전반을 뒷받침하고 끊기면 죽는 석유는 중동에서 출발, 남중국해를 지나 바닷길로 들어온다. 한국과 일본, 대만이 이 세 나라가 그 루트에 목을 걸고 있다. 그렇게 들어오는 석유가 끊기면 우리는 순식간에 산업화 이전으로 돌아가고, 많은 사람이 굶거나 얼거나 괴로워진다. 모든 지정학적 문제는 결국 에너지 안보와 연결이 되는데 미국의 패권 질서가 흔들리는 것을 기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누리는 경제적 풍요와 안정은 미국이 전세계의 바다를 안정되게 지배하고 있기 떄문에 그 질서 하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첫째, 전세계의 바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하고, 또한 둘째, 석유가 아닌 원자력이라는 에너지에 대해서 더 긍정적이고 간절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여야의 구분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20대 때 가진 관념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이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어 큰일이다.
9. 나는 토목공사를 했던 사람이고, 서울에도 내진 설계를 도입하고 강도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가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그런데 내가 맞았다). 그래서인지 지진 때문에 원자력발전소는 위험하다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지각적으로 안정적인 곳에 있는 것을 잘 써먹고 노후된 것은 쓰지 않는 식으로 선별적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 후쿠시마 동일본 대지진이 났을 때, 같이 대지진을 겪은 오가나와 인근 주민들은 원전으로 대피했다. 왜냐하면 원전을 세우기 위해서는 지반을 엄청나게 단단하게 다지기 때문에 지반이 절대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진이 일어나면 땅 자체가 흔들리고 꺼지면서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이 다치는 것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지진이 나면 땅을 뿌리로 단단하게 잡고 있는 큰 나무 밑으로 도망쳤다고 한다. 지진에는 이골이 난 일본인들이 원전으로 대피를 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원전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시설이다. 후쿠시마 사고는 잘못된 설계로 인해 고여있던 물이 폭발한 사고다. 방사선 물질이 지진으로 인해 폭파된 것이 아니다(*이부분 맨 밑에 추가 조사). 보다 나은 미래를 개척하고 싶으면 오히려 소형원전, 모듈원전까지 개발해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10. 문재인 정권이 그린뉴딜이라고 하면서 원전 폐쇄를 얘기하며 석탄 발전소에 더 의지를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 독일도 그러고 있다. 독일이 우리가 생각하는 진보적인 국가 중에 하나지만, 질 낮은 석탄인 갈탄 생산이 많아서 그 업체의 입김이 세다. 독일은 탈원전을 한답시고 결국 갈탄 발전량을 높이고 탄소배출이 더 많아져 '기후악당'이 되었다. 의도가 좋아도 결과가 안 좋으면 소용이 없으며 우리는 그런 정책과 어울리지 않는다.

------------ 아래 질문 답변 중에 2편으로 넘어감 ----------------
11. 한미동맹은 목표인가? 수단인가?
- 당연히 어떤 동맹도 그 자체가 목표일 순 없다. Duh. 그러나 무엇을 위한 수단이냐, 대체 가능한 수단이냐는 것을 꼭 말해야 한다. 한미동맹은 우리를 세계와 연결시키는 대체 불가능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특히 젊은 세대는 북한의 위협을 크게 느끼지 않으면서 살았다. 내가 어렸을 때는 통일을 염원하는 민족주의적인 분위기가 강했고, 90년대에는 북한이 다 굶어죽고 체제가 무너진다 그랬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또 핵을 만든다 이러기도 하고, 평화조성무드도 있으니까 모르겠다 잘 되겠지하는데 지금 북한은 밥 우드워드에 따르면 80개 정도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지금 30대 40대에게는 대범하거나 안이한 대북관이 있는데 이것은 북한에 대한 완전한 억지력을 전제로 가능한 것이다. 지금은 북한이 핵을 가졌으므로 그것이 불가능하고, 우리도 또 다른 억지 수단이 필요하다. 우리가 몰래 핵을 개발하면 그러나 저러나 어차피 못사는 북한과 다르게 제재로 인한 타격이 너무 크니 힘들고, 결국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
12. 그래서 핵 우산이라든가 나토식 핵공유 이야기도 나왔다. 너를 데려와서 의견을 묻는 이유가 중도층은 우리를 미국 바짓가랑이 잡는 찐따들로 생각하고, 진보진영은 헌법에 나와있는 군사 주권을 주장하니 자주 국방을 하려는 주체적인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사실 박정희 시대에 미국 카터가 주한미군이 철군을 한다 하니 핵을 개발하겠다 하던 시절의 화두이다. 마찬가지로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우리는 전쟁, 저쪽은 평화를 이야기하니 우리가 선거에서 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북한과의 대화에서 물꼬를 튼 것도 박정희 7.4남북공동선언이었고 노태우의 남북기본합의서였잖은가? 나도 통일해서 부산 목포 여수에서부터 평양 원산을 거쳐 중국과 시베리아까지 이어지는 인프라를 구상해보기도 했던 토목공학자다. 차라리 내 생각에는 1:1로 해서 개성공단이나 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아무 것도 못하고 당하는 것보다는 동아시아 공동 경제 체재 속에 북한을 포섭하는 식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김정은도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이고 또 다른 방식으로 평화라는 키워드를 선점하는 방식이 될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 보수 정치의 난관이 거기서 출발한다. 북한이 6,7,80년대까지도 실질적으로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었던 것은 맞다. 6.25피해자들이 한 집 걸러 누구와도 연을 맺고 있었다. 온 국민이 동일한 트라우마를 겪은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적개심이 보수 정치의 자양분이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이미지가 2000년대에 급격하게 무너진 것이다. 이제 여권에서는 북한에는 자원이 있고 한국에는 기술이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알고 보면 모두가 선량한 우리 민족이라고 윤색을 한다. 거기에 대한 업데이트를 보수는 못했던 것에 보수의 패착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북한을 '나쁜 친척'으로 프레이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0세 이하 세대인 우리 세대만 해도 나쁜 친척하고 같이 살기 싫어 한다. 50대 이상은 그와 달리 미우나 고우나 같은 핏줄이니 같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권에서는 온정주의적인 태도를 깔고 가기 때문에 '나쁜 친척'이라고 상정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북한은 다른 나라들보다 우리와 훨씬 직접적이고 강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헌법상 우리가 수복해야 할 영토이다. 또한 북한 주민들은 언젠가 우리의 법질서로 포용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모습과는 굉장히 이질적으로 변한(*혹은 우리가 변하는 사이 거의 변하지 않은)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들 사이의 차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확실히 북한은 우리에게 남은 아니다. 그러나 아름답고 온정적으로 바라보면 곤란한, 매일 빚지고 술 마시고 때려 부수고 소리 지르면서 우리를 걸핏하면 위협하는 나쁜 친척이라고 상정하면 좋을 것 같다. (질문자: 그 전에는 주적이냐 아니냐고만 했던 거 같다) 주적이냐 아니냐, 그리고 악마냐 아니냐 라고만 했다. 민주당은 거기서 악마가 아니니까 천사라고 한다. 천사일리가 있나? 일부러 우리 국민을 죽이는 나라가 북한 말고 어디 있나? 그럼에도 버리고 갈 수는 없다.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3. 고양이 좋아한다며?
- 두 마리 중에 더 어린 애가 먼저 갔다. 종은 코리안쇼트헤어이다. 잡종. (지상욱: 개냥이인가?) 종별 차이보다 개체별 차이가 크다던데 내가 키우는 고양이는 애교는 적은데 나에게 의지는 하는 편이다.
14. 우리는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가 있다. 세 친구 다 내 애들이 유기견 유기묘를 데려와서 식구가 된 것이다. 근데 나는 고양이 알러지가 굉장히 심하다. 작년에는 기관지염까지 왔다가 폐렴이 되어서 1주일 동안 입원도 했고 병원에서는 정리해야 한다고 했는데 정이 들어서 정리가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ㅠㅠ?
- 데려오신 자제분이 독립할 나이? 그랬다면 분가가 가장 좋은 방법인데 참... 데려오기 전에 집에서 키울 수 있는 여건인지 알아보고 데려왔으면 좋았을 텐데... (지상욱: 그냥 내가 참아보겠다... 알러지 약도 먹고 있다... ㅠㅠ)
요즘에 동물권 이야기도 나오지만, 동물권 개념을 도입하면 동물에게 더 해롭다고 생각한다. 동물에게 재산권이 있으면 동물이 더 위험해진다. 영국 같은 경우는 상속이 마음대로 되어서 개한테 재산을 상속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나고 함께하는 동물들에 대해서는 인간이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여야 어떻게 동물들을 잘 보호하면서 사람도 행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수 있다. 동물을 이상화하고 사람보다 동물이 중요하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동물도 사람도 힘들어진다. 가정 문제는 잘 모르니까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되시길 바란다. (*고민 엄청나게 함.) 중요한 거는 가정이 행복해야 동물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거다. 동물 관련 영상을 보면 개가 개차반이면 주인들도 힘든 경우가 많다. 동물이 난리치는 집은 사람도 행복하지 못하다. 그래서 꼭 주인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강형욱 같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한다. 그게 무슨 뜻이냐면, 동물과 인간의 관계라는 것은 인간이 잘해야 하고 인간이 더 책임을 많이 져야 한다는 뜻이다. (*나랑 생각이 정말 비슷해서 공감도 되면서 인터뷰 중간에 가볍게 던진 질문인 거 같은데 이렇게 한참을 고민하고 근본적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존나 웃기기도 했다.)
15. 너도 서울 시민이잖오. 지금 내년에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중요한 행사가 있고 보수진영에서 꼭 찾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서울시장직이 비었는지는 너도 알 테니까 차치하고, 서울시를 위해 어떤 서울시장이 탄생해야 한다고 보나?
- 박원순 재임 시기에 가장 납득이 안 되던 부분은 서울시를 관광지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었다. 강북 지역을 외국인도 아니고 강남 사람들이 와서 구경하는 곳으로 만들려고 했다. 나도 강북에 살고 온갖 종류의 낡은 집에 다 살아봤다. 빈곤한 동네에 살면 힘든 이유가 있다. 차가 필요하니까 사긴 사는데 주차할 공간도 없고, 쓰레기 버리기도 힘드니 쓰레기가 남의 집 앞에 쌓여서 서로 의가 상하는 일이 생긴다. 결국에는 토지를 구획도 새로 하고 건물을 새로 올리는 등의 재개발을 해야 하는데, 거기 사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이미 잘 개발된 좋은 동네의 사람들이 와서 DSLR로 삶의 정취가 느껴진다면서 사진 찍는 곳으로 만들었다. 동네를 세워주는 게 아니라 벽화를 그려주는 식.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구경거리가 되어서도 안 된다(*여기에서 굉장한 감동을 받았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가난을 스스로 극복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게 아니라 너네들의 가난에는 인간적인 따스한 면이 있으니까 그렇게 사세요. 라는 시각이 서울시장에게서 느껴졌다. 나는 젊고 학력도 있고 예전부터 기회를 받아 사회적 발언도 하고 있는 복 받은 사람이지만, 서울의 낙후된 지역에 살고 있는 입장에서 왜 이분들에게 삶을 개선할 기회를 주지 않고 보기에 좋다는 이유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가 이런 불만이 컸다. 지금 문재인 정권은 젊은이들이 영끌해서 집 사려고 한다고 대출을 막고 이러고 있는데, 투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어야 하는 권리가 있다. 그걸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이 서울이라서 서울로 몰려드는 것이고 말이다. 서울은 따스하면서도 치열한 삶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16. 좋은 말이다. 나도 토목공사를 했던 만큼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 나야만 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답답한 게 서울의 차로를 줄이려는 것이었다. 언젠가는 도로가 필요 없이 날아다닐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속도의 시대인데 차가 막힌다고 차를 가지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차를 세울 데가 없게 주차장을 없애는 경향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면 서울에는 걷기만 해도 생활이 영유되는 사람만 있지 않고, 어떤 사람은 뛰어야 하고, 어떤 사람은 자전거를 타야 하고, 어떤 사람은 차에 짐을 싣고 이동을 하고 차를 세우면서 살아야 한다. 나는 발달된 건축기술을 바탕으로 땅을 깊게 파서 지하 주차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도쿄를 가면 가장 부러운 것이 수도 고속도로이다. 나리타에서 바로 시내로 들어오는 고속도로가 고가도로로 되어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단일화시켜서 걷기만 해라가 아니라 다양한 생활 패턴에 맞추는 도시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군사독재 시절에 무조건 빨리 빨리 하면 된다로 했던 것에 진저리를 느낀 세대가 워라밸, 여유 있는 삶에 대한 수요를 보여줬고 그것에 박원순이 부응한 측면이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겉보기에는 그럴듯한 뭔가를 제시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게 그렇게 되었느냐? 우리가 느긋한 삶만을 원하느냐? 내가 나쁘다고 생각했던 것 중에 하나는 종로라는 몇백 년 된 길에 차선 하나를 빼고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고 하던 것이다. 이게 바로 관광지로 바라본다는 것의 예이다. 종로는 광화문 오피스부터 종로3가에 있는 공업단지, 종로5가의 시장과 약전상, 그리고 더 넘어가서 동대문 쪽에는 세계 최대의 의류 생산 컴플렉스까지 있다. 종로는 강남사람들이 자전거 타고 와서 놀고 가는 길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오가면서 먹고 사는 치열한 생존의 장이다. 그래서 의류나 기타 물류를 옮기기 위해 많은 수의 오토바이가 오고 간다. 느긋함과 여유를 추구한다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느닷없이 내놓고 추진하는 것은 군사독재체제 시절의 거울상이라고 생각한다.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 쉬는 서울이 되어야 한다. (지상욱: 만리재에서 남대문 넘어가는 고가도로가 있었다. 봉제상들이 거길 통해 하루에 오토바이 5만 대까지 통행을 했던 도로인데, 그 도로가 낙후됐다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꽃길을 만들어버렸다. 내가 그것에 반대하고 조사했던 것에 따르면 그 도로는 D등급이고 보강해서 쓸 수 있는 수준이다. 그래놓고 옆에 염천교는 같은 D등급을 20억 들여서 B등급으로 보수했다. 그런 건 정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17.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정의, 공정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 의사결정자들이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역지사지를 하라는 게 남의 입장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막연히 좋은 말로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저 사람이 무슨 의도로 이야기를 하는지를 저 사람 입장에서 미루어서 곱씹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 걱정하지마, 나라에서 알아서 해줄게"는 뭘까? "너는 우리 정권을 지지하지 않으면 계속 불안하게 될 것이다"라는 뜻이다. 이것을 읽을 수 있어야 어른이 되는 것이다. 너(지상욱)를 비롯한 윗세대에게는 지도자가 있었다. 박정희라는 보수의 지도자, 김영삼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야당 리더들도 있었다. 이 사람들이 세계관을 언어와 삶의 선택으로 만들어내면 그걸 그냥 따라가면 되는 거였다. 어떤 면에서는 투명했다. 박정희는 내가 장군이고 우리는 수출을 향해 전진할 것이니 너네는 따라와라 했고 국민들이 따라갔다(*그래서 산업화 공업화 이뤘다). 김대중은 나는 굴하지 않는다. 나를 믿고 따라오면 정권 교체를 이뤄낼 거다 해서 해냈고 정보화시대로의 전환도 이루었다. 김영삼도 3당 합당을 하는 선택 자체는 비판적으로 보지만, 국민 여러분은 스스로의 삶에 집중하고 정치 문제는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해결을 하겠다라고 해서 어쨌든 간에 5공 세력의 물갈이를 해냈다. 이런 식의 보스정치에는 명암이 있었다. 지금의 정치는 그런데 겉과 속이 다르다. 북한에 대해서도 엄청난 것을 이룰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것과 거리가 멀고, 특권과 세습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면서 저마다 세습하려고 난리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말과 행동이 다를 때는 국민들이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이 사람들이 무슨 게임을 하고 있는지 이 사람들이 제시하는 게임의 룰이 공정한 것인지를 스스로 고민해보면 지금보다는 나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18. 어쩌구 저쩌구 장기알 아닌 바둑알 하루에 한 번 하늘을 보고 어쩌고 국민들에게 한 마디?
- 하루에 한 번씩 하늘을 바라보고 사진을 찍으면 그걸 어딘가에 올려서 공유를 하지 않나? 그리고 남들의 반응을 볼 것이다. 니들이 꼭 해야 하는 것은 하루에 한 번씩 핸드폰을 끄고 드러운 핸드폰을 꼼꼼히 닦는 것이다. 스마트폰 세상으로부터 잠깐이라도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나는 오늘 무슨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의 기준과 판단이 내 것이었을까 누가 오늘 무슨 말을 들어서 기분이 나빴는데 그게 기계적인 반응이었을까 등의 많은 생각을 하는 게 좋을 거 같다. 그러다보면 코로나도 끝나고 어제보다는 나아진 자신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추가 조사 - 꺼무위키)
1. 대지진 발생. 원자로 자동 셧다운.
2. 외부전원 공급망인 송전탑 기능의 상실.
3. 발전소내 디젤 발전기와 UPS로 자가 발전하여 냉각수를 공급.
4. 대지진 이후 15m 높이의 쓰나미가 발전소를 덮침.
5. 지하에 있던 전력설비가(침수 사고 위험을 자초한 부분) 침수됨.
6. 변전실 침수로 비상발전기로부터 전력을 받지 못함. 대신 8시간 정도 전력 공급이 가능한 배터리가 작동.
7. 이동식 발전기 및 배터리 급파, 6시간 소요.
8. 지하실의 전원연결부의 침수와 케이블 부재로 이동식 발전기 연결 실패.
9.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냉각시스템 운용 중단.
10. 순환하지 못한 냉각수가 끓어오르고 핵연료가 외부로 노출되어 온도 급상승.
11. 고온 상황에서 연료봉과 증기가 반응하여 수소 발생.
12. 발생한 증기와 수소로 인해 격납용기 내부 압력 상승, 파손을 막기 위해 증기 배기 시작.
13. 이때 수소가 원자로 건물 내부에 농축되어 수소폭발, 원자로 건물 파손.
14. 핵연료에서 계속해서 발생한 열로 노심용융(meltdown) 발생.
* 일본 정부가 투명하지 않은 태도를 보여 약간 석연찮은 부분이 있지만 어쨌든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던 것 같다. 문외한이라 정확히 뭔소린지는 몰라도 지진 자체에 대한 안전 설계라든지 비상시 전력공급 체계는 나름대로 되어있던 모양인데 지하에 있던 전력설비가 해일로 인해 침수되면서 전력공급이 실패한 것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라는 것 같다. 전력설비가 지하에 있지 않았으면 피할 수 있었던 인재라고도 한다. 처음 아는 사실이다.


Posted by 쟁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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