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재밌는 거

기타 2022. 9. 13. 03:25

# Delish라는 음식 소개 채널이 재미있었다.

Hearst Communications 그룹에 속한 수 많은 잡지사 중에 하나인 Delish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데 아무래도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잡지나 공식홈페이지보다는 유튜브 컨텐츠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걸로 보인다? Iconic Eats의 한 에피소드를 우연히 보게 된 후에 관련 동영상으로 잡힌 몇 가지 시리즈를 봤는데 다 재미있었다. 딱 그 Broad City나 Search Party 같은 뉴욕 젊은이들의 감성과 유우머가 느껴진다.

 

- Iconic Eats(상징적인 먹거리)

  Tess Koman이라는 유대인 여성분이 미국 전역의 놀이공원, 테마파크 등을 돌아다니면서 놀이공원에서 파는 각종 음식을 맛보고 평가하는 시리즈이다. 굉장히 냉소적인 유머를 구사하시기 때문에 놀이공원 별로 안 좋아할 거 같고(나도 그렇다만) 뜨거운 햇볕에 고통받으시는데도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꾸역꾸역 먹고 최대한 성심성의껏 맛 평가를 하시는 게 묘한 재미와 중독성이 있다. 말은 을매나 빠르신지 비유를 하자면 키보드 타자 1200타를 드르르륵 치는 느낌. 그런데 알아듣기는 쉬움. 카메라감독 Chelsea님이랑 티격태격 주고 받는 장난과 농담도 좋고, 첼시님이 놀이기구를 타라고 시키면 존나 씨부렁대면서 타는 게 웃기다. 물론 엄청 격한 놀이기구는 안 타시지만.

Ultimate Animal Kingdom Food Challenge: Trying ALL Of The Disney World Treats - YouTube

Ultimate Universal Halloween Horror Nights Food Challenge: Trying All Of The Frightful Treats

햇볕은 없는 대신 카메라로 뭘 찍고 있는 걸 보고 개나소나 달려들어 놀래키려고 해서 고통받으시는 ㅋㅋ 에피다...

 

- Julia Tries Everything(줄리아가 모든 걸 다 먹어 본다)

  Julia라는 분이 미국의 유명한 프랜차이즈 식당을 돌아다니며 유명한 메뉴를 전부 다 시켜서 맛을 보는 시리즈이다. 아 저런 걸 먹고 마시는구나 하는 신기함도 느끼고 아무래도 프랜차이즈는 전세계 여러 곳에 퍼져있고 어딜 가나 비슷한 메뉴의 비슷한 맛을 보장하는 편이기 때문에 식당 선택과 메뉴 선택에 가장 도움이 될 법한 시리즈이기도 하다. 짤막하게 프랜차이즈의 창립 과정이라든가 역사 등을 알려주시기도 한다.

  이분은 그냥저냥 되게 무난~하신 성격과 언행 스타일을 가지고 계시다. 나는 음식 먹기를 별로 안 즐기고 음식 먹기를 귀찮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가 이 사람이 갖고 있는 음식에 대한 진지한 사랑 이런 것이 별로 와닿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맛 표현을 되게 잘 해주시는 것 같긴 하다.

  근데 내가 그런 에피만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미국에서 서민들이 많이 찾을 이러한 프랜차이즈 음식들을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이 세계에서 비만 인구가 제일 많은 데에는 미국 외식업체의 공도 적지 않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음식에 환멸을 느낄 때도 있지만 맵고 짠 거, 나트륨 국물만 좀 줄이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 편인지도...?

Trying ALL Of The Most Popular Menu Items At Outback Steakhouse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에피소드. 아웃백은 사람이 잘 안 사는 호주 대륙의 내지를 가리키며, 미국에서 호주를 테마로 해서 만든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근데 아웃백 창립될 때 창립자들은 호주에 가본 적도 없었다고 한다.

Trying 35 Of The Most Popular Dishes From The Dave & Buster's Menu | Delish

  내 기억과 영상에 달린 댓글들로 미루어볼 때 코로나 아웃브레이크 이후에 처음으로 식당에 나가서 촬영한 에피소드이다. 아마 내 완전한 뇌피셜로 미루어볼 때 넷플릭스 등이 코로나 때 존나 호황을 맞은 것처럼 유튜브도 엄청난 조회수 증가가 있었을 것이고, 쉽게 나가서 먹고 놀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있는 Iconic Eats(놀이공원 가서 돌아다니면서 음식 먹는!)라든가 Julia Tries Everything(각종 프랜차이즈 식당에 가서 모든 메뉴를 다 먹어보는!) 등의 시리즈들은 특히나 조회수가 폭발했을 것이며, 그래서 아마 내 관련 동영상 목록에도 걸려들어서 내 눈에 띄게 된 거 같다.

  근데 코로나로 인해서 원래 포맷대로 영상을 제작하지는 못하고 Tess님은 집에서 놀이공원 음식을 만들어 본다거나, 유대인으로서 유대인 전통 음식을 유대인 엄마의 원격 지원을 받아 만드는 Slightly Kosher라는 시리즈를 새로 만든다거나 했고, Julia님은 집에서 음식을 무더기로 시켜서 맛을 보는 식으로 대처를 했던 것 같다. 물론 원래 포맷의 영상보다 만족감이 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컨텐츠 갈증이 좀 길었던 거 같다.

  결국 지금 보니 Tess님은 Iconic Eats 시리즈를 하차하고 다른 분에게 넘긴 거 같고, Julia Eats Everything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끝이라고 하니 코로나 기간이 이분들에게는 많은 시청자들을 가져다주기도 했겠지만은 그렇게 들어오는 물에 노를 저을 수도 없는 답답함이 되게 컸을 것 같다.

 

- Budget Eats(가성비로 해먹기)

  이거는 중국계 미국인? June Xie라는 셰프 분이 예산을 아주 작게 잡고, 자기 동네인 뉴욕 브루클린에서 장을 본 후에, 미국 기준으로 아주 평범해 보이는 자기 집 주방에서 몇 안 되는 조리기구로 뚝딱뚝딱 여러 음식을 만드는 것을 보여주는 시리즈이다. 다만 미국에서 평범한 식재료나 조리기구 등도 우리나라 사정과는 좀 괴리가 있고(오븐...이 집에 있긴 한데 귀찮), 괴기 가격도 우리랑 비교했을 때 훨씬 싸다는 차이 등이 괴리감을 만들어 실제로 따라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레시피는 많지 않다.

  그래도 중국 일본 한국의 식재료(간장이나 June님 남친이 매운 거 좋아해서 존나 뿌려대는 고춧가루 ㅋㅋㅋㅋ)도 자주 등장해서 다른 서양 음식 레시피들보다는 친숙하긴 하다. 촬영방법은 사실 예전 Budget Eats 에피를 보면 쥰님 얼굴에 개 미친 클로즈업을 때려서 굉장히 부담스러웠는데, 최근 에피로 올수록 그게 좀 덜해져서 보기에 훨 낫다. 굉장히 성격이 재미있으시고 말주변이 뛰어나시다. 긍정파워로 실패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창의력을 발휘하시고 문제를 해결해나가시는 모습도 볼 만하다.

 Made 10 Low FODMAP Diet Meals For 2 People On A $25 Budget | Budget Eats | Delish

FODMAP은 또 뭔 지롤이냐라고 할라고 보니 소화에 문제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음식 종류를 일컫는 약자라고 한다. 여자들 죄책감 자극해서 여자들의 돈과 노동력을 빨아먹는 해로운 동물권 지랄이나 비건 지랄하고 비슷한 줄 알고 살짝 짜증이 났다가 뻘쭘하게 됨. 물론 비건 에피소드도 있다 ^^. 아무턴 이런 또 다른 규칙과 제한을 더했을 때 생기는 문제들에는 어떻게 대처하시는지를 보는 재미가 또 쏠쏠하다. 

I Ate As Many Different Meals As I Could On A $50 Budget In Queens, NYC | Budget Eats | Delish - YouTube

위에 달아놓은 설명이 보통의 budget eats인데, 최근 에피소드에서 쥰님도 드디어 본인 주방을 벗어나 한정된 예산으로 본인이 사는 Brooklyn에서 음식을 알뜰하게 사먹는 방법을 선보이셨다. 시끄러운 전철이 어딜 가나 촬영팀을 맞이 하는 것이 웃기다. 개인적으로는 따라 만들지 않을 음식 만들기 영상보다는 이런 게 훨씬 흥미롭긴 하다. 약간 옛날에 무한도전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거 재밌게 봤던 느낌이랄지.

 

 

# ChooChoo's Story

  추추라는 한국인 분이 캐나다의 호숫가에 사시면서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하면서 교감하는 모습을 화면에 담아 공유하시는 유튜브 채널이다. 주로 다람쥐가 많이 등장하고, 이따금씩 블루제이라는 파랑새, 사슴, 청설모 등도 등장한다. 물론 영상에 바로 입힌 한국말 영어 자막이 CC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있으나 아마 조회수가 더 잘 나오니까 그렇게 하시는 걸로 생각이 된다. 다람쥐들은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겨우내 우리 예쁜 다람쥐새끼덜 은제 돌아오냐 돌아오기는 허냐 돌아오면 그때 올란다 하는 애탄 기다림을 구독자들이 공유한다는 점이 재미있던 것 같다.

처음으로 추추님과 교감한 다람쥐이면서 중간에 입가에 큰 상처를 입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후에도 꿋꿋한 생명력으로 회복을 하고 또 새끼도 까고 하면서 이제는 불굴의 아이콘이 된 것 같은 사랑스러운 쳐키. 일련의 쳐키 영상들을 시간순으로 모아서 보여주시는 영상이다. 만약 이걸 보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면 당신은 냉혈한일 것이다. 쳐키는 그리고 추추 님 마당으로 오는 다람쥐 중 유일하게 집안까지 들어오는 녀석이다.

집에 들어와 낮잠을 청하는 쳐키.

배경음악도 거의 없이 쳐키가 추추님 집에서 조는 모습을 오래 볼 수 있는 영상이다. 나는 이런 영상이 더 좋은데 물론 조회수 안 나와서 이런 식으로 업로드를 잘 안 하실 건 안다 ㅎ.

멀뚱대는 아기사슴이 너무 귀여워!!

아기사슴들 귀엽다.

 

 

 

# FrtingGlitter

  스트리머계에 Vtuber라고 하여서 자신의 실제 얼굴 표정과 머리 움직임 등을 인식하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대입시켜서 실시간으로 움직이게 하는 그런 기술이 있는데, 특히 여스트리머들이 얼굴 화상과 목소리를 동시에 송출하는 선택지와 목소리만 송출하는 선택지 사이의 타협안으로 사용하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근데 나는 씹덕애니그림체에 경미한 알러지가 있기 때문에 Vtuber 쓰는 사람을 뭐 일부러 찾아서 보고 그러지는 않았다. 멀쩡히 얼굴 까고 방송하던 스트리머들이 인제 페이스캠 켜고 방송하는 게 부담스럽고 지치는 일이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 방송할 때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서 의도치 않게 오며가며 좀 보기는 했던 거 같다. 

 그리고 인제 SnapChat이라는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사진어플/소셜미디어 어플에서 만든 각종 희한한 필터들을 보면은 기본적으로 Vtuber랑 비슷한 기술인데 이거는 감자 같은 사물에 본인의 눈과 입만 실시간으로 인식해서 합성한다든지 하는 다양한 필터들이 있어서 그것도 역시 Vtuber처럼 실시간 방송에서도 써먹을 수 있다는 거 같다.

 

 틱톡이라는 짤막한 동영상 플랫폼에 자신의 게임 방송 하이라이트를 올리는 틱톡커들 사이에서 특별히 "감자"에 자신의 눈과 입을 박아넣고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스냅챗 필터가 유행을 탄 모양이고, 그 중에서도 인제 내가 드디어 소개할 FrtingGlitter(이름은 Tina)라는 베트남계의 미국인 여자 스트리머가 재미있는 입담과 순발력과 호탕한 웃음소리 등으로 감자스트리머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명성을 구가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실시간 방송은 틱톡하이라이트만큼 재밌지는 않았고 좀 분위기가 처지는 느낌이 많이 났다. 그리고 Joji라는 가수의 Glimpse of Us라는 노래를 진짜 틈날 때마다 무한반복으로 흥얼거리는데 처음 한두 번이야 듣기가 좋지 계속되니까 내가 정신병이 걸릴 거 같아서 생방 시청은 그만뒀다.

 그러나 어쨌든 틱톡은 짧고 재밌는 편이고 내가 별로 안 보는 발로란트라는 게임커뮤니티의 분위기, 내가 잘 모르는 Tina의 스트리머 친구들, 내가 잘 모르는 유행어, 내가 잘 모르는 TV쇼 등등이 다뤄지기 때문에 흥미롭게 보고 있다. 

I FOUND MY SOULMATE IN VALORANT

발로란트에서 우결을 찍고 계시는 영상이다. 굉장히 웃기고 흐뭇해진다. 

 

 

 

# 펩시티

  펩바르샤 때문에 축구 보기 시작했다가 펩이 바르샤를 나가고 주요 선수들이 늙어서 이적하거나 은퇴한 후에도 메시만 계속 의리로 남아 홀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서 슬슬 바르셀로나에 대한 팬심은 줄었고 펩시티에 눈길이 갔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했던 바르셀로나식 축구는 맨시티가 하고 있었다. 다만 중요한 고비에서 제주스 스털링 같은 최전방 선수들의 마무리 능력이 약하다는 느낌.

역천괴가 프리미어리그를 찢는 법|엘링 홀란드 22/23 시즌 활약상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eHLoGpklFtY

  을 더 없이 강렬한 인상(빻았는데 무섭게 빻음)의 9척 장신 공격수를 데려와서 없애버렸다. 보통 이렇게 덩치가 크면 몸싸움은 좋을지 몰라도 움직임은 좀 느리거나 둔하게 마련인데, 얘는 강하면서 빠르고 유연하기까지 해서 게임에서 생성한 선수 같다는 느낌. 부상 공백 없으면 펩이 바르셀로나 밖에서 처음으로 유럽 챔피언이 되는 데 일등공신이 될지도.

 

- 그외 시티 스쿼드 단상

 김덕배: 전진드리블 능력이라든지 미친듯한 킥력 때문에 한 번 크로스를 성공시켜서 득점으로 이어질 때는 엄청나지만 90분 경기력은 이새끼가 뭐하자는 건가 싶을 때가 자주 있다. 그래도 펩바르샤랑 달리 라포르테 후뱅 디아스 존 스톤스 주앙 칸셀루 로드리 거기에 홀란드까지 큰 평균 신장을 자랑하는 맨시티에서 날카로운 크로스 공격은 필수이기 때문에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무기를 가진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필포든: 어린 선수인데 진짜 재능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엄청나게 민첩하고 빠르면서 간결하고 문전 앞에서 위협적인 모습이 좋다.

 귄도안: 신체능력은 피크에서 내려왔지만 시야가 넓고 판단력이 뛰어나다. 안전하게 할 때 안전하고 과감해야 할 때 과감하기 때문에 중요한 상황에서 균형을 깨는 선수다. 

 베르나르도 실바: 바르셀로나 갈까말까 하는 얘기가 나오니까 귀신 같이 이새끼 거품이라고 필요 없다고 후려치고 욕하는 일부 한국(남성) 맨시티 서포터들 보고 어이가 없었다. 뛰어난 볼키핑 드리블 능력과 패스 능력에 쉬지 않고 뛰면서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내는 압박 능력, 간간히 보여주는 클러치 능력까지 다비드 실바가 없는 현 맨시티에서는 제일 요긴한 미드필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90분 경기력이 들쭉날쭉한 덕배는 맨시티 특유의 패스게임을 이끄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로드리: 안정감 있게 수비를 잘 하고 롱패스를 잘 뿌려준다. 근데 항상 칸셀루랑 헷갈려서 명확히 로드리가 잘 한 건지 칸셀루가 잘 한 건지 제대로 인지를 못하겠다. 수비적인 안정감에 방점이 찍히며 예전 부스케츠처럼 아주 날카로운 전진패스나 탈압박을 자주 보여주는 선수 같지는 않다.

 칸셀루: 휙휙 접어대면서 슛이나 크로스를 쏘는데 아주 날카롭다. 근데 로드리나 칸셀루 둘 중에 한 명이 머리 염색이라도 해서 구분을 쉽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후뱅 디아스: 코가 무지막지하게 크고 잘생김. 안정적임.

 존 스톤스: 애는 그냥 호감인데 부상을 자주 당함.

 네이선 아케: 준수함. 안정적임.

 카일 워커: 필드플레이어들이 죄다 올라가서 공격하는 맨시티 특성 상 워커의 빠른 발 수비 복귀는 필수적이다. 존나 친화력이 높아보이고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선수라고도 함.

 

Posted by 쟁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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