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았다지

TV쇼 & 영화 2017. 11. 25. 19:56



이브의 아름다운 키스 Kissing Jessica Stein (2001)

어렷을 때 봤는데 머리 크고 나서 다시 보니 훨씬 재미잇엇다. 레즈 섹스에 호기심이 있는(bi-curious) 이성애자 여자 둘이 만나서 벌어지는 내용인데 뭐랄까 클리셰적인 것들을 적극적으로 써먹는 한편 뒤틀기도 하는 그런 재미가 잇엇다. 예를들어 헬렌이 제시카와 섹스를 하려는데 제시카가 도저히 마음의 준비를 못할 때 헬렌이 주점에서 레즈섹스에 대한 판타지를 가진 덜떨어진 냄져 둘에게 레즈섹스가 좋은 이유를 말하게 해서 제시카를 달아오르게 만드는 것이 되게 기발하다 생각햇다. 하나 아쉬웟던 점을 말하자면 영화랑 관련잇는 것은 아니고 여기에 잠깐 등장하는 존 햄이 대학생 때 같은 학생을 괴롭히고 줘패고 불에 붙게 만들엇던 양아치새끼엿다는 사실이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이런게 기록으로 남아잇거나 하는 인간은 보통 기록에 남은 한 건만 딱 저지르고 걸리는게 아니고 실제로는 개짓꺼리를 더 많이 했다는 뜻이니까 흠... 차라리 이게 기사화된 김에 공개적으로 ~~했었고 그 후에 ~~한 과정을 통해서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와 같은 일을 줄이기 위해 ~~와 같은 노력을 해왔습니다(하겠습니다) 등등을 말했다면 어땠을까 싶은데 일단은 존 햄측의 반응은 없다 한다. 


리턴 투 센더 Return To Sender (2015)

나는 영화나 드라마를 혼자 볼 때 혼잣말을 하는 편이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그러면 뭐라고 하지만 사실 그렇게 보는게 재밋다. 이 영화를 보면서는 뭔가 말이 씨가 된다는 순간이 많앗다. '그 새끼'가 등장했을 때 '좀 나이가 어려보이는데?', '흠... 잘생긴 거 같긴 하다.'라고 말하자마자 그 새끼가 범죄를 저질러서 더 놀랐고 주인공에게 죄지은 거 같아서 미안했다. 그 후에 주인공이 이해할 수 없이 그 새끼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때마다 '아니 왜 그러시는데요?!', '뭔데 왜 그러는데?!!' 이러고 주인공 아버지가 그 사실을 알고 화낼 때는 '내 말이 그 말이야!!!'라고 막 답답함을 표햇고 결국 레모네이드를 주고 도발적인 포즈로 붓을 주면서 사실상 유혹을 하고 잇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는 체념을 햇다. 키우던 개랑 감옥에 갇힌 그새끼랑 연결이 되고 주인공의 결벽증까지 합쳐서 주인공이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성욕을 느낄 수 잇다고 열심히 주인공을 대신해(?) 합리화를 시도하고 잇엇는데 결국 복수의 일환이엇던 것이 밝혀져서 한숨 놓았다. 영화가 복수로 인한 후폭풍? 뒷이야기를 보여주지 않고 끝난 것도 좋앗다. 


더 기프트 The Gift (2015)

https://www.flickfilosopher.com/2015/08/spoiler-alert-about-the-ending-of-the-gift.html

레베카 홀 님 때문에 봣는데 별로 재미가 없어서 스킵하면서 보고나니 엔딩이 이해가 안가서 리뷰를 찾아보다가 좋은 리뷰를 발견해서 퍼온다. 요약하면 여주인공 로빈을 억수로 연약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캐릭터로 만들어놧는데 설득력도 부족하고 여성에 대한 전형적으로 부정적인 묘사라서 인상을 찌푸리게 할 뿐 아니라, 제목의 The Gift가 암시하는 성폭행과 성폭행으로 생긴 아기라는 소재도 너무 토나오고 현실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면 체액이든 상처든 어떻게든 흔적이 남고 당한 사람도 대번 알아챌 수 있는데 진짜로 고르도가 아기를 갖지 못해 고생하던 로빈에게 성폭행을 저질렀고 그 단 한 번의 일로 인해 아기가 생겼다면 당사자인 로빈이 모를 수가 없다는 거다. 따라서 성폭행범의 아이인지 남주인공 사이먼의 아들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게끔 하겠다는 영화의 의도 자체가 존나 여성의 몸과 임신에 대해 무지하고 여성을 개좆으로 보는 인간의 머릿속에서나 나올 법한 것이라는 결론이다. (물론 나도 그런건 캐치하지 못했지만 나는 모르는 것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고! 흠흠...) 또한 로빈에 대한 성폭행을 가지고 로빈, 다시 말해 당사자인 여성의 고통을 그려내지 않고 남편인 사이먼의 고뇌만을 전면적으로 그려냄으로서 자신의 소유물이 남에게 더럽혀진 것을 걱정하는 남성중심적인 시각이 나타났고 이것도 마찬가지로 여성혐오적인 묘사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이야기를 쓰고 연출한 사람 다리 사이에 달린 것은? 자지였습니다~


빅 리틀 라이즈 Big Little Lies (2017)

% 이 % 건 % 꼭 % 봐 % 야 % 한 % 다. %


내용 얘기하면 별러 재미없으니까 그냥 주변적인 얘기만 하자면 나는 리즈 위더스푼님을 Election에서 보고 뵌 적이 없엇는데 뭔가 그 캐릭터가 나이 먹고 가정을 꾸렸으면 이렇게 될 거 같다 싶은 캐릭터로 나와서 웃겻다. 아담 스콧도 팕센뤡에서 봤던 무해하고 약간 찌질하기도 한 남자로 나와서 좋았다. 그냥 이 사람은 신뢰가 가는 얼굴을 가졌다. 니콜 키드먼 님하고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커플은 진짜 뭔가 눈을 씻고 봐도 믿겨지지 않을 만큼 비현실적인 비쥬얼을 자랑하엿다. 인간들이 사지가 저렇게 길쭉하고 이목구비가 그렇게 생겨도 되는건가...? (생각해보면 이 사람들의 비쥬얼 자체가 일종의 복선..) 개인적인 하이라이트는 6화의 상담 세션이엇고 마지막화에서 해변에서의 단체 소풍 장면(유토피아)과 사건의 전말이 번갈아 나오는 결말 부분이 정말 아름다웟다. 


참고: http://imnews.imbc.com/weeklyfull/weekly04/3543906_17957.html


원 미시시피 One Mississippi Season 2 (2017)

Tig Notaro님의 자전적인 TV쇼이다. 티그 노타로님은 2012년 Largo 극장에서 전설적인 스탠드업을 펼치셧으며 그 현장에 잇던 루이씨케이가 트위터로 자기가 스탠드업 코미디를 봐왓던 27년 인생에 몇 안되는 진실로 위대한 공연이엇다고 극찬을 해서 그 존재를 알게 되엇다. 그 후 루이씨케이가 설득해서 그 공연의 녹음본을 발매하셧고 나는 그 공연에 완전히 매료되어서 심심할 때마다 반복 청취햇다. 그 때문인가 시즌1에 나오는 내용은 내게 좀 동어반복적이엇다. 그런데 시즌2에서는 좀 더 티그 아버지랑 남동생들도 좀 더 흥미롭게 다뤄지고 남자들이 저지르는 '직장 성희롱'을 직접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흥미진진햇다. 무엇보다 티그 노타로님은 루이씨케이를 딱 저격해서 꽤 오래 떠돌던 루머를 해명하라고 말씀하시기도 햇엇다. 참고로 루이씨케이는 그짓꺼리를 한지 십수년이 지나고나서야, 다른 여성 코미디언들의 해명 종용을 무시해오다가 이번 하비 와인스틴 사태에 맞춰서 아주 영악하게 자신에 대한 폭로를 인정하면서 잘못인 줄 몰랏다며 자숙하겟다는 성명을 발표햇다. 루머가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은 1년도 더 되었고 그때부터 더러운 인간이라고는 생각햇는데 아주 야비하게 공들여서 '잘못인줄 몰랐다'고 머리굴려놓은 루이씨케이의 성명을 보니까 더욱 더 배신감이 컸다. 남성으로서의 특권과 여성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평등한 역학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본인 작품에도 잘 드러내온 인간이 갑자기 영구 흉내내면서 성추행인지도 몰랏네용~ 뒙뒙~ 이지랄하는 것도 빡치지만 덥썩 믿어주는 인간들(몰랏다잖아 이제 반성한다니까 봐줘~)도 뒷통수 후려갈기고 싶기는 매한가지다. 


탑 오브 더 레이크 Top of the Lake Season 2 (2017)

저번에는 10대 소녀들을 데리고 포르노를 촬영하는? 쉐끼들과 그것을 방조 내지는 용인햇던 경찰관놈들을 때려잡는 얘기, 로빈 그리핀 형사 본인의 성폭행 생존담이 주제엿다면 이번에는 아시아계 외국 여성들을 데리고 성매매를 시키면서 대리모 역할까지 시키는 한편 아무것도 모르는 여고딩 Mary를 꼬셔서 자기 애인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다음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뛰어들게끔 조종하는 씹쌔끼 Alexander 혹은 Puss가 나온다. Mary가 페미니스트인 엄마(니콜 키드먼님)에게 대들고 Puss가 좋은 남자이고 여성들의 지지자라며 옹호할 정도로 판단력이 좆망인 상태인데도 부모들이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답답한 꼬라지를 보면 '청소년도 성인 남자랑 사랑할 수 있지~','성매매도 여성이 원해서 할 수 잇지~' 등등의 무한적인 선택권 옹호 논리가 얼마나 팔자좋은 쌉소리인지를 알 수 있다. 아무리 미성년자 여자가 사회에서 습득한 빻은 취향(도깨비처럼 나이 많은 남자와 - 미성년자 여자의 관계를 로맨틱하게 그리려고 열심인 사회.)을 바탕으로 들이댄다고 해도 어른이 되어서 그걸 옳타구나 받아주는 인간은 정상적인 인간이라고 볼 수 없고 그것은 애초에 논의거리도 되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여자들이 개인적으로 성범죄를 피하기는 어렵지만, 남자들이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기는 너무 쉽잖아. 이를테면 여자들이 살면서 성폭행 당하는 일은 흔하고 피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강압적인 상황을 만들지 않고 의사를 꼬박꼬박 물어보면 강간을 저지를 일이 없다. 꼬박꼬박 물엇다가 분위기 깨면 어카냐고? 와 섹스 1회 못한 대신 강간을 저지를 가능성을 없애셨네요! 참 잘했어요 도장 찍어드리겠습니다. 섹스 못하는 것이 죽을 일도 아니고 강간 가능성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우선해야지 사람새끼라면. 또한 프로페셔널한 관계 특히 직장에서 상하관계라든지 나이 차이가 심하다든지 하면 남녀라는 구도에다가 연장자 상급자 등등이 합쳐져 이중 삼중으로 파워 다이내믹이 생기니 그냥 아무 짓꺼리도 시도하지 않으면 된다. 자기 나이대 여성들/업무 외에 만나는 여성들을 냅두고 자신의 권력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어린 여자, 하급자 여자를 꼬시려고 하는 것은 비겁하고 더러운 욕망에 불과하다. 


마찬가지로 미성년자는 그냥 보호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걔가 뭐라고 하든 섹스를 안해주면 된다. 여자 미성년 입장에서 부모의 학대를 피해 집을 나왓다든가, 반항심 때문에 나왔다든가하는 취약한 상태를 이용해 성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혈안이 된(이 드라마의 Puss 같은) 남자들의 손아귀에 들어갈 경우 빠져나가기 쉽지 않지만, 반대로 남자 어른 입장에서 자기를 꼬시려는 미성년자와 섹스 안하기는 너무 쉽잖아? 취약한 상태가 걱정되면 본인이 아는 여자 어른들을 연결시켜준다든지 가출 청소년 쉼터 같은데를 연결시켜준다든지 방법은 무궁무진할거다. (구체적으로는 찾아봐라) 


그외에 왕좌의 게임 브리엔 역 Gwendoline Christie님이 로빈의 동료 경관 Miranda로 나오셧는데 너무 재밋고 귀엽게 나오셔서 답답해 뒤질것 같은 느낌을 중화시켜주신다. 




너 나와




예스 맴




(여기서 개터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기야 그냥 키차이로 웃겨버리시는 두 분... 하지만 시리즈 내내 유쾌한 장면은 몇 안된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알리아스 그레이스 Alias Grace (2017)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미쳣다. 그 당시 약자 중의 약자라고 할 수 잇는 낮은 신분의 여자가 자신의 관점에서 자기 생애와 주변인물들과 사건들을 겉으로는 오픈마인드인 것처럼 보이는(그리고 잘생긴 ㅎㅎ...) 의사에게 터놓고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일단 여타 시대극과 차별화가 될 수 밖에 없고 주인공을 믿고 응원하게 되는데 물론 마냥 주인공을 믿게 만들지 않고 막판에 들엇다 놧다 한다. 그레이스가 의사한테 말하는 도중에 독백으로(세월이 지난 후 박사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전환되어서 의사의 의중을 살피거나 은근히 멕이는 부분들이 되게 웃겻던 거 같다. 결말에는 퀼트를 보여주면서 의미를 설명하는데 뭉클햇고 그런데 좀 얼떨떨한 기분도 들어서 리뷰를 좀 찾아보며 이해를 선명히 해야할듯.


레이디 다이너마이트 Lady Dynamite Season 2 (2017)

개쳐웃기고 자유분방한 싯콤이다. 2시즌은 1시즌보다 더 정신나갓다. 과거로도 갓다가 미래로도 갓다가 개들도 말하고 다리 다친 염소도 나오고 결혼식에는 알파카도 등장하고 아래에 나오는 장면 같은 걸 보게되면 그냥 따지는 것을 멈추게 된다. 의상도 웃긴데 저 배우 분의 연기가 너무 터무니 없고 괴상해서 정신없이 웃은 것 같다.




부르카 복서 Burqa Boxers (2016)

http://www.eidf.co.kr/kor/movie/view/329

매우 재미있게 봤다. 머 말 안해도 인도 여권 상황은 대충 알겟지. 그런 열악한 상황에도 여자애들한테 복싱을 가르치려고 하는 여성 코치님과 열렬한 제자들이 나온다. 어떤 학생은 부모들이 뭔 계집애가 복싱을 배우냐며 반대하기도 하고 어떤 애는 어쩔 수없이 결혼을 일찍 하기도 하고 등등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얘기들이다. 의외엿던 부분은 학생 중에 타슬리마라는 분이 친구들끼리 모여서 성폭행 기사가 난 신문을 놓고 인도의 여권 상황을 비판하는가 하면 여성에 대한 범죄를 규탄하는 시위에 나서기도 하는 모습이엇다. 타슬리마라는 이름도 타고난 이름이 아니고 타슬리마 나스린이라는 방글라데시 여성 작가의 이름을 따른 것이라고 하는데 위키피디아 페이지의 설명만 봐도 정말 용감하신 분이고 꽤나 험난한 인생을 사셧던 걸로 보인다. 이 분의 저서 중에 우리말로 번역된 책은 없는 것 같아서 아쉽다.


"타슬리마 나스린(벵골어: তসলিমা নাসরিন, 1962년 8월 25일 ~ )은 방글라데시의 시인이다.

방글라데시 마이멘싱에서 무슬림 가문의 딸로 태어났지만 나중에 무신론으로 전향했다. 1970년대 말기부터 문학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0년대 초반부터 국제 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여성주의의 관점에서 쓴 수필과 소설을 통해 이슬람교의 여성혐오 사상을 비판했다.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의 이슬람주의 세력으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었고 해외에서 망명 생활을 하게 된다. 1994년에는 사하로프상을 수상했다.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유럽과 미국에 여러 차례 거주했으며 2004년에는 인도 영주권을 취득했다. 2005년에는 인도로 이주했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 유럽으로 망명하게 된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스웨덴에 거주했고 2015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출처: 한국어 위키피디아 '타슬리마 나스린' 페이지,  https://ko.wikipedia.org/wiki/%ED%83%80%EC%8A%AC%EB%A6%AC%EB%A7%88_%EB%82%98%EC%8A%A4%EB%A6%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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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쟁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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