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 BBC의 영화화(혹은 TV 드라마화) 버전을 먼저 재밌게 봤었고 샐리 호킨스 누님을 좋아하게 된 계기였었는데 그 버전보다 더 재밌엇다. 남자들은 BBC 버전보다 훨씬 추잡스럽게 그려져있는 반면 두 여주인공 간의 감정적인 연결은 더 끈끈해서 몰입이 잘됐고 엔딩이 더 멋잇엇던 것 같다. 김민희 씨가 연기하는 히데코랑 김태리 씨가 연기하는 숙희의 극명한 온도차 때문에 보면서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Weiner 

- 도저히 실제 상황이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시종일관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다큐다. 카메라는 앤써니 위너라는 물불 안가리는 다혈질 정치인을 좇아 다닌다. 그는 뉴욕시의 시장이 되려고 하는 떠오르는 정치인인데 아내와 아이를 냅두고 섹스팅/dick pic 스캔들들을 일으켜서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게 적잖은 곤욕을 치루게 한다. 여성 정치인 설리나를 중심으로 그려지는 정치시트콤 Veep를 보면서 이런건 과장된 것이겠지? 코미디적인 장치겠지?라고 생각했던 자기들끼리의 뒷다마부터 미디어 노출에 대한 계산과 리액션 등을 투명하게 보여주니까 신기했다. 그의 아내는 역시 정계에서 힐러리의 심복으로 이름이 나있는 후마 아베딘 씨인데 앤써니의 불같은 성격이 자신과 정반대라서 끌리셨던걸까? 비교적 겉으로는 담담한 표정을 하고 앤써니 위너와도 적당히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주신다. 이번에 힐러리 2016이 좌절됐을 때는 어떤 심경이셨을지 휴


미스홍당무 

- 사실 어렸을 때 보고 별 감상 없이 잊었던 영화인데 머리 크고 보니 명작이다... 물불 안가리고 애처롭고 웃긴 양미숙(공효진)/서종희(서우) 케미가 미쳤고... 벨리댄스 강사이자 서종철의 아내인 성은교(방은진)는 의연하고 멋있는 여성 캐릭터로서... 역시 연모하게 되고... 사실 비밀은 없다를 너무 감명깊게 보았기 때문에 그 영화를 만든 분의 전작이어서 다시 보게 된 것인데 여성 캐릭터간의 우정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유지해오신듯. 


Superstore 

- 엔비씨 시트콤이고 귀엽고 뻔한 캐릭터들이 뻔한 대사를 뻔한 타이밍에 치고 뻔한 일이 벌어진 후 뻔하게 화해하면서 마무리되는 시트콤이다. 그래도 별 생각없이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아는 배우가 한 명도 없어서 얼굴이랑 목소리 익히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America Ferrera님이 연기하신 에이미는 참 강하고 사랑스러우시고 최고다 으아... 

(+ 추천 에피소드)

1시즌 마지막 에피소드와 이어진 2시즌 에피소드1에서는 Labor이라는 단어의 여러 의미 중 '노동'과 '분만'을 엮어서 나름 의미있게 풀어냇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 강형욱 훈련사가 문제행동을 보이는 개와 어떻게 소통하고 훈련시키고 보살필지 보호자들에게 교육시키는 쇼다. 강형욱 훈련사의 관찰력과 공감능력, 강압적이지 않은 훈련 방식은 감동적이고 위대했다. 다만 일부 견주들의 이기심과 무책임함에 화가 났다. 아파트에서 살면서 하루에 10시간 이상 케어할 사람도 없이 개를 가둬놓고 방치한다니... 그래놓고 왜 문제행동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자기들 불편을 호소하며 고쳐달라고 신청하는 인간들을 훈련사님이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할까. 인간의 주거환경에서 개들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케어가 필요한 아기들이나 마찬가지다. 어린 아기들을 방치하고 '알아서 얌전히 밥챙겨먹고 놀겠지'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아기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으면 아기를 만들지 않듯이 개를 개처럼 살도록 책임질 수 없으면 입양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기 필요와 편의에 따라 개들을 데려오고 제대로 보살피지 않거나 수틀리면 쉽게 버려버리기도 한다. 혹시라도 밥 잘주고 따뜻한데서 재운다고 자위하지도 말았으면 좋겠다. 말이 좋아 반려동물이지 사람들의 수요에 따라 번식되고 취향에 따라 분양되는 과정에서 개들이 동의하거나 선택했던 부분이 대체 뭔가? 애초에 자기들이 데려오지 않았으면 불행할 일도 없었다는 점을 잊지말았으면 좋겠다. 특히나 개가 주인에 대해 가지는 무한한 충성심과 의존도를 생각하면 더욱 그래선 안된다. 

(+ 추천 에피소드)

18화 보호자분이 개를 너무 분별 없이 많이 먹이셔서 문제가 된 에피소드인데 훈련사님이 생닭을 뼈째 먹이는 것이 좋다며 던져주니 개가 신나서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는 모습이 너무 흡족햇다. 

21화 & 24화 아파트에 방음이 안좋아서(야이 부실공사 개새끼들..) 짖음 문제로 견공 훈련소에 보냈다가 왼쪽 뺨이 아예 없어져버리는 사고를 당한 마루라는 개가 나온다. 두 편을 보면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치료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얘는 그런 상처를 입었음에도 사람들을 너무 좋아해서 더 슬펐다. 

23화 배우 이용녀 님이 개인적으로 유기견 보호소를 꾸려 무려 70마리를 보호하고 계신 것을 구경할 수 잇는 에피다! 얼굴만 알던 분이지만 무한히 존경하게 되었다. 강형욱 훈련사님도 이용녀 배우님과 만날 때 눈빛에서 존경이 묻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유독 용녀 씨의 손길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진돌이를 훈련사님이 조심히 도와주신다. 

27화 같이 사는 아가 하엘이가 울면 따라서 하울링을 하는 멍이가 나온다. 훈련사님에 따르면 아기의 언짢은 감정에 공감하고 편들어주는 정상적인 행위라고 해서 참 대견했지만 그래도 주변에 피해를 주는 행동이다보니 클릭커를 이용한 훈련으로 교정해주셨다. 

37화 자매분들이 유기견 토비를 데려다 키우시고 계신데 이 친구는 작은 소리만 나도 겁먹고 애처롭게 짖는다. 이에 대해 훈련사님은 아마도 예전에 짖음감지 전기충격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고 하셧고 이걸 들은 나는 보호자 자매 분들과 함께 엉엉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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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쟁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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