봤구요

TV쇼 & 영화 2018. 7. 1. 18:30

인크레더블 제시카 제임스 The Incredible Jessica James (2017)

스펙타클 하나 없이 재미있엇던 영화이다. 식상한 느낌의 오프닝에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다가 주인공이 똘망똘망한 애들을 가르치는 창의력돋는 연극 수업이 되게 좋아서 눈을 똑바로 떴고 소개팅 상대인 '분Boone'과의 케미스트리도 되게 자연스럽고 신선한데가 있어서 매우 재밌게 보앗다. 특히 제시카 제임스가 연극에 가능성이 보이는 학생을 유명한 연극계 인물과 만날 수 있는 자리에 데려가기 위해서 이혼해서 따로 사는 학부모를 설득하려하는 것까지 갔을 때는 완전히 이 캐릭터에게 빠졋다. 아이를 위해서 자신의 컴포트존을 벗어나 오지랖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무릅쓰고 내지르는 선생님이라니 얼마나 훌륭한가?!!?!?! '분'이라는 캐릭터도 좋았는데 크리스 오다우드를 아이티크라우드에서 좋게 봤던게 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아이티 크라우드는 비슷하게 nerd남들이 등장하는 빅뱅이론과는 많은 차이가 났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빅뱅이론은 여혐이 너무 고약하고 한 순간도 재밌지 않고 뻔하고 구린 시트콤이었음. 반박시 드알못 여혐충. 


미스터 루스벨트 Mr. Roosevelt (2017)

위 영화에 주인공 친구를 연기하신 Noel Wells님이 각본쓰고 감독하고 주연하신 영화다. 영화의 절정 전까지는 특별하달게 없엇다. 주인공이 열등감 때문에 모든걸 꼬아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걸 보살처럼 받아주고 내가 하도 어쩌고 저쩌고 인디 영화를 많이 봐갖고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다. 절정에 이르러 주인공이 인간 난장판이 되어 날뛰는 모습은 후련하고 좋았다. 


더 빅 식 The Big Sick (2017)

주인공 커플이 만나고 제목이 암시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마지막에 더욱 돈독해지는 이야기(실제 쿠마일 난지아니와 에밀리v고든 커플이 자기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 함.)만 놓고 본다면 좋았다. 다만 중매결혼이라는 소재와 그것에 끌려나온 파키스탄 여성 캐릭터들을 다루는 방식은 찝찝했다. 주인공 엄마의 손에 이끌려 초면인 남의 집 식사에 동원되는(?) 여성들이 계속 얼굴만 바뀔 뿐 그들의 특징이나 이야기랄 것은 거의 없었고 말이 좋아서 중매결혼이지 안하면 쌩까버린다고 할 정도이면 파키스탄인들의 문화내에서 강제되는 것일테고 결국 남자들은 커리어 유지하고 여자들은 본인들의 꿈과 장래를 남자에게 꼴아박는 여성분배제도라고 봐야 하는데 그런 좆같은 제도와 가장 큰 손해를 볼 여자들을 다루는 것 치고는 굉장히 가볍고 피상적이라고 느껴졌다. 마지막에 자기가 선 본 파키스탄 여자들 사진을 태워서 재를 보여주는건 또 뭐...? 애초에 그 여자들 사진을 콜렉팅한 이유는...? 


마블러스 미시즈 메이즐 Marvelous Mrs. Maisel Season 1 (2017)

코미디언 Jen Kirkman님이 컨설턴트로 참여하셨다고 해서 보게된 시리즈이다. Amy Sherman-Palladino라는 분이 만드셧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밋지 메이즐이라는 기혼여성이 과외활동으로 스탠드업을 하는 남편을 뒷바라지하러 따라다니다가 수지 마이어슨이라는 클럽 스탭의 눈에 띄어 한 명은 초보 코미디언으로서, 다른 한 명은 초보 매니저로서 같이 남성중심적인 코미디계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마음 속에서 별 다섯 개는 못 주겠고 별 네 개 반은 줫다. 빠진 별 반 개는 극중의 스탠드업 공연이 아무래도 시대 차이나 국적 차이 문화 차이 + a(본인의 멍청함) 등등을 이유로 이해를 못하겠거나 그냥 재미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레니 브루스나 소피 레넌 등등 베테랑 코미디언이라는 설정을 달고 나오는 캐릭터들도 마찬가지. 손인형이 무대에 나오기전에 죽었다는 컨셉으로 공연하는 무명 코미디언만 존나 배꼽잡고 봤던 것 같다. 아무튼 밋지와 수지가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를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고 둘 사이의 갈등과 우정도 훈훈하므로 스탠드업이 별로여도 충분히 좋았다.


산타 클라리타 다이어트 Santa Clarita Diet Season 2 (2018)

잔혹하지만 적당히 편하게 볼 수 있는 시트콤이다. 캐스팅은 두루두루 좋은데 그 찐따보이 역할로 나오는 남자애가 되게 찌질한 연기를 웃기게 잘하는 것 같고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이웃으로 나오는(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에서 뵀던) Mary Elizabeth Ellis님도 좋았다. 1시즌만 보고는 좀 애매한 느낌이다가 2시즌이 완전 재밋어서 여기다 써논다.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Unbreakable Kimmy Schmidt Season 4 (2018)

매우 매우 강렬한 컴백을 햇다. 여느 시즌보다 노골적인 사회비판이 담겨잇엇다. 트럼프가 당선되고 하비 와인스틴 빌 카즈비 등등의 남자들의 추한 실체가 밝혀지고 억울충 남성인권 운동가들이 부랄발광을 떨고 등등의 지랄들이 워낙에 많았기 때문에... 애초에 한 남자에게 납치를 당해 긴 세월을 빼앗긴 후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가는 쇼에서 그것들을 다루는 것 자체는 놀랍지 않은데 아무튼 그냥 키미슈미트라는 시리즈를 볼 때 기대하는 경쾌하고 따뜻한 분위기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사회비판을 빼놓치 않고 녹여내는 게 대단한 것 같다. 그리고 캐스트 중에는 제인 크라코우스키님이 언제나 존나 천재적이신 것 같다.

 

킬링 이브 Killing Eve Season 1 (2018)

엄청 재밌긴 했는데 사실 주인공들의 선택이 막판에 잘 납득이 안 가서 얼떨떨한 느낌도 있엇다. 근데 그래서 다음 시즌이 더 기다려지기도 한다. 중간중간 스며들어잇는 유우머들이 너무 좋다.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 My Mad Fat Diary Season 1-3 (2013-2015)

킬링이브의 사이코패스로 나오는 조디 커머님이 나왓다고 해서 보앗는데 첫인상은 좀 뻔한 틴에이지 드라마 느낌을 풍겨서 설렁설렁 보다가 완전 빠져들었던 것 같다. 1시즌도 좋고 2시즌은 레알루 내가 본 수많은 드라마 중에 손에 꼽힐만큼 몰입되고 재밌었다. 시대배경이 약간 예전이라고 해서 영국판 응사니 응팔이니 뭐 이딴 소리를 하는 걸 봤는데 종이 다이어리를 쓴다는 것 정도 빼고는 그다지 시대배경을 의식할만한 부분도 많지 않고, (영국에서 예전 노래라 해봐야 워낙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곡들이라 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 노래들) 우리나라에선 금기시하여 아예 다루지도 않거나 얼버무리며 지나가는 수많은 주제들, 예를들어 신체이미지나 연애와 자존감 사이의 관계, 정신병과 자해, 십대의 섹슈얼리티와 낙태, 주체적인 성적대상화의 한계 등을 건강하고 솔직하게 다루는 용감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응사응팔 류의 조악한 과거미화 드라마랑 비교하는 것은 정말 무례한 짓인 것 같다.


논란의(?) 시즌3은 비록 일어나는 사건들이 너무 급작스럽고 어거지스러운 느낌은 있었으나 나의 베스트 에피소드로 뽑고 싶은 2시즌 6화와 2시즌 엔딩 7화를 거치며 주인공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생겼기 때문에 보면서 그렇게 동요하진 않았던 것 같다. 디즈니프린세스 느낌으로 그려졌던 정상남 핀과 갈등이 생기고 친구관계로 남는다는 것도 좋았다. 핀이라는 캐릭터에게 나도 정이 붙었긴 했지만 레이첼이 핀과 다시 러브러브♡하면서 끝났다면 레이첼이 '짐이 되고 싶지 않아 나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어'라고 선언하는 3시즌 주제랑 일치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Ally Wong - Hard Knock Wife (2018)

매우 웃겼다. 



Michelle Wolf - WHCD Speech (2018)

재미있었다. 미셸 울프님이 던진 조크 중에서 청와대대변인인 사라허커비샌더스의 스모키아이는 거짓말로 이루어져있을 것이라는 조크가 잇엇는데, 그것에 대해서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다니!'라고 공화당 측이 옘병을 떨엇던 사실을 특기할만 하다. 특유의 메이크업에 관한 언급이었지 어울리네 안어울리네 같은 말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외모비하인지도 모르겠고 트럼프를 대통령 후보로 내서 당선시켜놓은 새끼들이 양심을 어따 갖다팔아먹은건가 싶기도 했다. 트럼프는 미스USA라는 여성들의 외모를 품평하는 대회를 후원하면서 참가자들을 언어로 희롱하고 학대하고 그 외에도 수많은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저새끼 대통령되는 꼴을 보느니 내가 죽겠다하는 각오로 자신들의 피해사실을 공유한 여성 피해자들을 가리켜 외모가 자기 취향도 아닌데 내가 뭘 했겠냐는 소리를 하던 정신나간 새끼란 말이다. 정작 트럼프새끼는 개쫄보새끼답게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여성혐오를 비판하는 척 여적여 구도를 만들어보려던 것도 같지만 뭐 쥐뿔도 안먹힐 짓이엇다. 미셸울프님은 The Break with Michelle Wolf라는 가벼운 코미디쇼를 넷플릭스를 통해 내놓고 계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DPCmmZifE8


이것은 영국출신 정상남 존 올리버가 자신의 코미디뉴스쇼 Last Week Tonight에서 미스아메리카를 조목조목 까는 세그먼트이다. 무슨 복잡한 사회문제, 지구적인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면서 뭔가 외모품평대회가 아닌 것처럼 가장하지만 미스아메리카가 처음으로 시작된 시절부터의 자료화면이 보여주듯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대회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하게 보인다. 비슷한 대회인 미스 USA를 주최하는 트럼프 씹쌔끼의 좆같은 인터뷰도 보여준다. 세그먼트의 마지막에는 존 올리버가 현재의 미스아메리카를 패러디하는 미스라스트윅투나이트 진행자의 역할을 하다가 코미디언 캐씨그리핀Kathy Griffin님이 참가자로 등장해서 거꾸로 존 올리버와 잘생기고 몸좋은 주세피라는 남자모델을 비교하면서 품평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자 남자들아 좆노잼 등신새끼들 재밌다고 빨아주지 말고 진짜로 웃기고 개념남인 좐 올리버를 본받자. 




Posted by 쟁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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