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_0d3XbH12cs

Kimbra - Everybody Knows (Official Music Video)



 용감한 여성들의 폭로와 몇몇 저널리스트들의 뛰어난 보도 덕분에 하비 와인스틴이라는 할리우드 거물이 여성들에게 저질러온 추악한 짓꺼리가 드러나고 다른 수 많은 남자들도 마찬가지로 개새끼들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그 개새끼들을 자기 동료라고 감싸주거나 침묵해온 개새끼들까지 그냥 개새끼 파티가 벌어졌었다. 또한 하비 와인스틴을 폭로한 여성들의 용기는 수 많은 다른 여성배우들과 상대적으로 수는 적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남성 피해자들에게까지 전염되었고 영화계에만 그치지 않고 음악산업계(뮤지션), 패션업계(모델), 체육계(미성년자때부터 엘리트 체육을 해왔던 선수들), 연극계 등 수 많은 분야에서 #MeToo(나도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어.) 해시태그운동으로 퍼져서 온라인을 수놓았다. 그 전에는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아일랜드 더블린 연극계에도 추잡한 새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니깐... (Grace Dyas님의 텀블러, http://gracedyas.tumblr.com/post/166855411384/ive-been-thinking-about-michael-colgan-a-lot) 그런 흐름에서 약 7년 전에 알게 되고나서 계속 팬이엇던 뉴질랜드 출신 뮤지션 Kimbra님도 자신의 일화를 공유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동일임금제도를 이뤄야하고 낡은 성별 고정관념을 버리는 한 편 남자들도 다른 남자들의 언행에 책임을 묻기 시작해야한다고 쓰셨다. 'Everybody Knows'라는 신곡이 좋다고만 생각햇지 하비 와인스틴 사태랑 이 곡 가사를 연관지어서 글을 쓰셧는지는 몰랐는데 뒤늦게라도 봐서 다행이다. 


 또한 하비 와인스틴 사태와 #MeToo 해시태그 운동은 얼마전에 한국어 트위터에서 유행했던 #문화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으로 다양한 분야의 추잡한 놈들이 맨 얼굴을 드러냇던 것과도 공명한다. 아마도 스타트를 끊은 걸로 기억하는 오타쿠계(?) 네임드들부터 시인, 소설가, 미술관 큐레이터, 영화감독, 운동계 남자들, 초중고등학교 교사들, 대학교수들 등등 셀 수가 없을 지경이엇더랫지. (아 맞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가족 내 성폭력 해시태그였다!!! 아마도 폭로자분들이 가해자를 밝히는 것도 엄두를 못내고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던 것 같다.) (아 씨발 씨발 성매매고발계정님도 성매매 실태를 고발하심과 동시에 디엠을 통해서 성매매 경험 여성들의 피해사례를 열심히 전달해주셨었다.) 뭐 가해자나 본인의 정체를 밝히셨든 안 밝히셧든 언제나 폭로자 여성분들의 용기에 커다란 경외감을 느끼게 되고, 나는 주변 남자들의 언행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어떻게 여성분들의 신뢰를 얻을까 그 신뢰를 바탕으로 이런 일을 전해들었을 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등등을 많이 배우고 생각햇엇다. 남자들이 이런 국경이 없는 같은 남자들의 개짓거리들과 그것들을 용인하는 문화와 여성들의 입을 막는 문화 등등에서 배우는게 없고 '난 안 저럼 일반화 하지마셈', '내 알 바 아님(나는 당할 일 없으니까ㅋ)'이라는 자세만 취한다면 이런 개짓거리를 하는 남자들에게 판을 깔아주고 동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나는 그런 새끼들과도 엮이기 싫다. 아무튼 아래는 킴브라님의 텀블러 글을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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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전세계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

(Now The Whole World’s Watching You…, 2017.10.22, http://kimbramusic.tumblr.com/post/166679970104/now-the-whole-worlds-watching-you)



 나는 'Everybody Knows' 노래를 작사할 때 여러가지를 떠올렸지만,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자신의 권력과 영향력을 이용하던 남자들에게 모욕 당했던 때를 빼놓는다면 솔직하지 못한 행동일 것이다. 다른 많은 여성들처럼, 나도 때때로 뮤지션으로서의 나의 가치가 내 몸매에 의해서 결정되거나 혹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비위를 맞춰줄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진 적이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의 일터에서 벌어지는 잘못된 언행에 책임이 확실하게 따라야한다. 남자들도 여성의 가치를 절하하는 다른 남자들에게 맞설 필요가 있다.


 이 노래를 작사하고 부를 때 가장 힘든 구절은 이 부분이었다. '싸울 가치가 있는 싸움일까?'(Is it a fight worth fighting?)


 자신들의 가치를 절하하는 환경을 견뎌내야만 했던 여성들이 수도 없이 자문했던 질문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폭로하고 나서 맞을 후폭풍을 두려워한다. 내 여성 뮤지션 친구들도 스튜디오에서 모욕을 당하거나 원치않은 신체적 접촉을 당한 수많은 일화들을 내게 말해줬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런 경험이 있다. 아티스트로서의 존중을 받고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성적인 접근을 거부하고 선을 그어야했던 경우가 셀 수도 없다. 음반회사에서 영향력이 큰 남성들과 긍정적인 미팅을 한 후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이 미팅이 커리어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던 나를 비웃듯이, 자정이 지나서 남자친구와 같이 있던 시점에 '지금 뭐해?'라고 묻는 문자를 받은 적도 있다. 다른 많은 여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언제 어디에서 선을 그어야하는지, 싸울 가치가 있는 싸움인지 수도 없이 자문해야했다. 남자들에게는 아무 의미 없을 지 모르는 문자 메시지 하나가 여자들에게는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메시지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여성들은 우리가 '여지를 줬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빠져 수치심을 느낀다. 업무적인 자리였음을 아주 명확하게 했어도 말이다. 애초에 대체 왜 여성들이 의심을 받아야하는 것인가? 


 나는 우리가 함께 이러한 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변화에 앞서 남녀간의 평등이 먼저 확립되어야한다. 평등해지면 권력으로 장난질을 치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상호 존중이 따라온다. 상호 존중이 생기면 양쪽이 서로를 직업인으로서 대하게 될 것이며, 쟁취하거나 겁줘야할 대상으로 대하지 않을 것이다. 평등해지려면 먼저 남녀 모두가 일하는 만큼 보상을 받아야하며, 여성들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구시대적인 관념을 따르는 일도 없어져야 한다. 여성들이 동일한 임금을 받고 영화계나 음악계, 법조계, 정부 등에서 동일한 영향력을 가진 후에야 변화를 볼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지금 내가 하는 일을 하고 이만큼 창작의 자유를 누린다는 것이 너무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만큼의 자유를 가지지 못한 아티스트들은 다른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서 무엇을 입을지, 무슨 노래를 부를지, 무슨 말을 할지, 어떻게 해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지 등을 끊임없이 지시 받는다고 한다. 나는 절대로 그런 것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러려면 내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야했다. 내가 그런 압박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말도 아니다. 어떤 잡지를 위해 사진촬영을 할 때 모 스타일리스트에게(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내 의상이 좀 거북스럽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그는 '중요한 건 남자들이 너를 따먹고 싶게 만드는 거야'라고 말했다. 나는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 직접 전담사진촬영팀을 꾸렸다. 나는 내 몸이 자랑스러우며 다른 사람들에게 '귀엽게 보이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사진촬영의 목적이 성적 매력을 부각시키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이 무례한 것이라고 확실히 표현했다. 사람들이 나와 사진촬영을 하고 나를 잡지에 싣는 것은 첫번째로 내가 뮤지션이고, 아티스트이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라서다. 다른 것들은 부차적이다. 


 나는 음악계에서 일하는 프로듀서로서도, 기술력과 엔지니어링 능력을 의심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스튜디오에 있는 사람들 중 가장 숙달된 Protools(역자주: 음악 만드는 소프트웨어) 능력자임을 증명해야했던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나를 그저 '가수'에 불과하다고 넘겨짚어버리곤 해서 남들보다 두 배는 더 열심히 하고나서야 스튜디오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발언권을 얻을 수 있었다(나중에는 스튜디오 사람들에게 '독수리 귀'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이렇게 넘겨짚어버리는 문화를 방치할수록, 여성들은 '남성중심적인' 업계에서 능력을 의심받거나 동일한 기회가 주어지지 못할까봐 더욱 해당 업계에 진출하는 것에 소극적이게 될 것이다. 더 작은 역할에 만족하거나 더 좋은 기회에 대한 댓가로 자존심을 던지도록 요구받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역자 주: 하비와인스틴 같은 남자들과 엮이는 상황). 


 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이 남자들보다 계속 임금을 덜 받는 현실은, 여성들의 노동은 가치가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용인하며, 여성을 동등한 존재가 아닌 대상물로 보는 문화로도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일터에서 평등을 쟁취해야한다. 높은 자리에 남성과 여성이 균등한 수로 있었다면, 하비 와인스틴이 그런 짓꺼리를 되풀이하면서도 징벌을 면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반드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하지만 현장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한다. 


 나는 이런 주제에 대해서 자주 얘기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남성중심적인 업계에서 일하는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야하는 책임을 져버릴 순 없었다. 내 가치를 얕잡아보는 업계에서 매일 일하면서 내 작업물 스스로 가치를 증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 삼고 있지만, 여성들의 노동이 가치가 떨어지고 그러므로 임금을 덜 받아도 된다는 관념을 바꾸지 않는 한 우리는 남자들이 권력을 남용하는 행태를 근본적으로 없애지 못할 것이다. 


 "Bodies alone, we hide in the dark

But is it a fight worth fighting?"

("외로운 육신들, 우리는 어둠 속에 숨어있지

하지만 싸울 가치가 있는 싸움일까?")


 물론 싸울 가치가 있다. 이 싸움으로 소란이 일어날까? 그럴지도 모르지. 이 싸움으로 직업을 잃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 확률이 아주 크다. 이 싸움이 구조적인 문제를 밝히고 정의를 요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까? 틀림없이. 이 싸움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을 위해 싸우고 똑같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는 일일까? 물론. 이 싸움이 남자들로 하여금 지지의 목소리를 내고 동료 남자들의 언행에 책임을 묻도록 만들 수 있을까? 맞다, 또한 이 싸움을 싸워야만 우리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우리가 같은 팀으로서 힘을 모아 여성들이 똑같은 존중과 임금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말이다. 나는 미래를 희망적으로 바라본다. 


하비 와인스틴에게, 전세계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너 이젠 뭘 할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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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S6VWE54UW8

Kimbra - Everybody Knows (Apothek Rework) dir. by Chester Travis


그리고 이것은 가정폭력/데이트폭력 관점에서 'Everybody Knows'를 해석하는 새로운 뮤직비디오이다. Chester Travis라는 뉴질랜드 남감독이 만들었다고 한다. 근데 리플에 '그래서 피해자가 누규?'라고 묻는 남자나 '둘 다'라고 답하는 덜떨어진 남자들을 보니까 또 한숨이 푹 쉬어진다. 아마도 여자가 바람을 피웠고 그걸 아이폰 화면으로 들킨 상황인 것 같은데, 여자는 남자가 머리끄덩이를 잡으려는 순간 자기 방어를 위해 전투모드에 들어간 거고 컵이랑 접시를 던지면서 '가까이 오지말라고' 위협하다가 도망가려고 한다. 남자는 한달음에 달려가서 여자를 바닥에 집어던지고 말이다. 먼저 위해를 가하려는 쪽은 남자이고 그 상황을 탈출하려는 사람을 붙잡아 조진 것도 남자다. 남자도 방심해서 접시에 대가리 맞고 기절햇으니까 둘 다 쌤쌤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내가 접시로 대가리 때려서 고쳐줄게. 이성애 커플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 남자가 완력 스피드 순발력 등에서 여자쪽을 압도할 뿐만 아니라 강제적으로 만지려하거나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도 거의 언제나 남자 쪽이고 그것은 가정 폭력 통계로도 나타난다. 그런데도 뮤비 감독이 '어헣헣 모든 것은 애매모호하고 진실은 양면적인 법이지 양 쪽 다 피해자야'라는 결론을 내리라고 이런 뮤비를 찍었겠냐? 마지막에 가정폭력 상담전화번호까지 넣고?







Posted by 쟁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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